도교육청 대응 매뉴얼 보급
3월중 보름이 '예비주의보'
도내 37%, 체육관없는 학교
야외활동 포기… 대책 절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가 한참 뛰어놀며 자라야 할 아이들과 청소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방침과 학부모들의 성화 등으로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야외 체육수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 체육시설이 없는 학교의 경우, 교실에서 이론 수업만 이뤄질 뿐 사실상 야외 체육수업이 불가능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개학과 함께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실무 매뉴얼'을 도내 유·초·중·고에 보급했다.
매뉴얼은 당일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수준 이상인 '예비주의보' 단계의 경우 초등학교 야외수업 자제, 바깥 공기 유입 차단, 실내 공기질 관리 등에 나서도록 하고 이보다 심한 '주의보' 단계에서는 전체 학교의 야외수업을 단축·금지토록 하는 대응 요령을 담고 있다.
매뉴얼 상으로는 나쁨 단계에서 초등학교의 야외수업만 자제토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예 야외수업을 금지해달라는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쳐 대부분 학교가 이 단계부터 야외수업을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3월 한 달간 도내 '예비주의보'에 해당한 날은 15일, '주의보'였던 날은 4일에 달했다. 사실상 한 달 내내 야외수업이 어려웠던 것으로, 그나마 실내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는 체육활동 자체를 사실상 포기하는 실정이다.
용인시 수지구의 한 중학교는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진행한 날이 개학 후 일주일 가량에 불과하다. 별도의 체육관도 없어, 해당 기간 교실에서 이론 수업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학교 교사 A씨는 "체육관이라도 있으면 실내에서 체조수업 등을 진행할 수 있을 텐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봄철 미세먼지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체육관 신설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48.5%, 중학교 34.1%, 고등학교 13.4%, 특수학교 42.9% 등 전체 37.7%에 달하는 학교에 실내체육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이해하면서도 여건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체육관을 짓는데 3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데다, 예산이 허락해도 체육관을 신설할 여유 공간이 없거나 증축 자체가 불가능한 학교들도 많다"며 "하지만 학생들의 신체활동도 꼭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어 교육부에 야외 수업을 대체할 실내 체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진·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미세먼지에 갇힌 청소년… 교실에 앉아 체육수업
입력 2017-04-04 22:31
수정 2017-04-0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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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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