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항장 일대에 산재한 근대 건축물과 곳곳에 숨겨진 이색적인 공간을 조명하는 음악 축제로 성장해 온 '사운드 바운드'가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의 말 바꾸기(4월 11일자 23면 보도) 탓에 올해는 열리지 못하게 됐다.
축제 기획사가 인천에서 정상적으로 축제를 치르지 못할 상황이 되자 대신 서울에서 이름을 바꿔 축제를 열기로 한 것이다. 이 축제는 지역 문화예술 분야 우수사례로 유정복 인천시장이 소개한 바 있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축제가 서울행을 택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지난해 재단은 이 축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예산을 세워두고 사운드 바운드 측과 협의를 진행해오다 당초 계획을 변경했다. 음악 장르와 축제 공간의 확장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재단이 직접 구상한 프로그램을 '사운드 바운드' 사업에 끼워 넣은 것이다.
재단은 사업 명칭도 '사운드 바운드'에서 '인천개항장음악축제'로 바꿨으며, 협의를 진행할수록 사운드 바운드를 치러야 할 예산은 축소돼 결국 '0'원이 됐다. 이처럼 행사 추진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면서 기획사측은 6월 중 인천 대신 서울에서 행사를 열기로 하는 등 후유증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기획사 측과 지역 예술인(단체)은 '예산 가로채기'라며 재단의 행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최진용 대표이사의 퇴진과 사과 등을 요구했다.
재단도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다. 부족한 예산과 미흡한 소통 등이 빚어낸 오해라는 요지였다. 하지만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기획사와 지역 예술인들의 격앙된 감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기획사 관계자는 "재단의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는데 핑계를 공지했다"며 "사운드 바운드에 책정된 예산을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고 재단이 기획한 '인천개항장음악축제'는 별도 예산을 마련해 추진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유정복 인천시장 자랑 음악축제, 결국 서울행
지원금 0원 '사운드 바운드' 행사 이름·장소 바꿔 추진
인천문화재단 "소통미흡 탓 오해"… 기획사 "핑계공지"
입력 2017-04-12 23:29
수정 2017-04-1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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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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