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와 자사고가 학교의 계층화·서열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낙인찍혀 폐지 수순을 밟게 됐지만, 이들 학교를 폐지하는 것만으로는 교육의 평등화를 이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내신성적을 위주로 선발하는 경기도 내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특목고의 또 다른 축인 과학고와 영재고 등 고교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평준화 지역은 수원·성남·안양·부천·고양·광명·안산·의정부·용인 등 9개 학군으로, 199개 일반고교가 위치해 있다.
해당 학군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추첨 방식으로 배정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비평준화 지역에는 172개 일반고가 있으며, 해당 학교에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지원하면 중학교 내신성적을 평가해 선발한다.
하지만 화성 등 일부 비평준화 지역 내 일반고에서도 특목고 못지 않은 입학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학교는 일반고인데도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학교', '입시 중점 학교' 등으로 알려져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등 또 다른 의미에서 서열화를 부추기는 학교로 꼽혀 왔다.
이외에 오산 세마고, 남양주 와부고·청학고, 시흥 함현고, 양주 양주고, 파주 운정고 등 도내 자율형공립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학교에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해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일부 학교는 내신 점수가 200점 만점에 가까워야 입학할 수 있는 등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도내 10개 학교에 불과한 외고와 자사고는 자신들만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낙인찍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도내 A 외고 교장은 "대놓고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학교'로 홍보하는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자공고도 많은데, 외고 8곳과 자사고 2곳을 없앤다고 입시 경쟁이 사라지겠느냐"며 "외고와 자사고 정리 이전에 전반적인 교육 개혁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국 46개 자사고가 속한 자율형사립고연합회 오세목 회장도 "우수학생을 선점했다고 비난받고 있는데 억울하고 말도 안된다"며 "정부의 지원 없이 사학법인 운영자들이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헌했는데, 이 같은 노력에 대한 공은 인정해주지 않고 극히 일부에 불과한 부작용만 침소봉대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자사고연합회는 조만간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는 성명을 낼 계획이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비평준화지역·자공고 놔두고… 외고·자사고만 찍어내나
'학교 계층·서열화' 부추기는 주범 몰려 폐지수순 억울
경기도내 비평준 일반고·자공고, 특목고 버금갈 입학 경쟁
입력 2017-06-19 22:11
수정 2017-06-1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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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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