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복무중 자신만의 버킷리스트 작성
소금사막·정글·초원등 곳곳 '땅밟기'
장래 '독자적인 관광자원' 개발 꿈꿔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상현(27) 학생은 봇짐 하나 메고 71개국을 여행했다. 2014년 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337일 동안, 스쿠버·스카이 다이빙도 배워가며 5대양에 몸을 담가보고, 6대주도 밟아봤다. '기왕 온 거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해 보리라' 다짐한 탓에 자격증도 여럿 땄다.
아프리카에서는 '트럭킹'도 해보고 사냥도 해 봤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세계여행을 이토록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그는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먹고 1년을 휴학해 영어학원의 조교로 일하며 억척스럽게 2천800만원을 모아 71개국을 다녀왔습니다."
최 씨가 세계여행을 생각한 것은 군대에서다. 시간이 날 때 본 내셔널지오그라피는 '세상에 갈 곳이 많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아름다운 자연을 접할 때마다 그는 수첩에 그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나미비아의 해안사막, 남미의 소금사막 우유니, 스페인 토마토축제, 마추픽추, 요르단의 페트라 등 제대 후 그는 반드시 가보겠다는 일념으로 1년을 꼬박 일하고, 여행을 위한 체력을 키웠다. 다행히 그에겐 언어적 스킬이 조금 있어 준비가 수월했다.
여행은 버킷리스트 이외에는 짜여진 게 별로 없었다. 비행기티켓도 현지에서 그때그때 끊었다. 자세한 지역 정보는 그곳 도서관의 잡지를 이용했다. 여행객 간의 정보교환도 쏠쏠했다.
영국을 여행할 때 만난 한국인 친구에게 최 씨가 언어적 도움을 주고, 과학적 지식을 교환했다. 프랑스 툴루즈에서 자원봉사를 할 때 독일인 친구들과 문화적 차이로 다투기도 했으나 뒤에는 같이 여행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다.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델타 정글을 들어갔을 땐 두려움을 느꼈지만 한편으론 극한 상황에 몰려 약자를 배려하는 서로의 모습을 경험하기도 했다. 라오스 미얀마 등 아시아인들은 가난했지만 여행객의 것을 뺏기는커녕 뭘 더 채워줄까 고민했다.
사람이 아름다운 걸로 치면, 탄자니아는 최고의 여행지였다. 낯선 자의 말을 의심하거나 그의 선의를 오해하지 않았다. 최 씨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전 성선설을 믿어요. 마실 물이 모자란 상황에서 노인들에게 자기 물을 내어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어요. 아마도 지금 우리 사회에 다툼이 많은 건 사회적 환경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은 그에게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를 선물했다. 최 씨는 "여행의 효과를 딱히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후 관광자원발굴공모전에서 대상을 타는 등 잇단 공모전에서 상을 탔다. 아무래도 다른 지역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제게 '안될 것 없다'는 믿음을 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 최 씨는 한 여행사에 면접을 치르고 왔다. 그의 꿈은 자신만의 관광자원개발로 독자적인 사업을 펴는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보여줄 다른 시각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이미지/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