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규 길병원 교수1
가천대 길병원 강성규 교수는 최근 길병원 국민건강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환자 히스토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직업병이 의심되면 언제든지 찾아와서 상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가천대 길병원 강성규 교수는 1989년 당시 근로복지공사 부설 직업병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약 30년간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 외길을 걷고 있다. 직업병연구센터 소장,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안전보건공단 기술이사 등을 거쳐 전국의 별의별 공장을 다 다니며 직업병을 조사했다.

강 교수는 지난 1993년 경남 양산의 제일화학 공장에서 18년간 일한 50대 여성이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했을 때 현장 조사를 벌였다. 노동부가 '석면으로 인한 암 발병'을 처음 인정하고 산업재해 보상을 해준 것은 강 교수의 공이 컸다.

1998년 광주 타이어 공장에서 솔벤트에 함유된 벤젠이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유발하는 사실을 밝혀내 처음 직업병으로 인정된 것도 강 교수의 조사에서 시작됐다.

강 교수는 안전보건공단 임원 시절 모든 안전 사고의 책임을 '현장 통제권자'에게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몸을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게 되는 사람들을 '부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지하철 선로 작업자가 열차에 치여 숨지면 작업 시간에 열차를 멈추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강하게 처벌하면 된다"라며 "그러면 구의역 사고 같은 불행한 일은 거의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전문가로서 우리 사회의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기 권리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많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찾아주는 게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