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대청도 사이 조성키로
국립해양조사원, 2019년 완공
소청초 기지 보완·데이터 수집
'태극기문양' 표지판 설치 검토


종합해양과학기지(옹진 소청초 기지)가 위치해 있는 서해5도 해역에 바다 기상과 환경, 수로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할 다목적 관측시설이 설치된다.

특히 이 시설물은 서해5도 해역의 영해 기점(우리나라 관할 해역을 확정 짓는 기준점)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영해 분쟁은 물론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서해5도 해역의 정확한 영해 표시를 지도에 하지 않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백령도와 대청도 해역에 다목적 해양 관측시설을 설치키로 하고 이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백령도 두무진 앞바다와 대청도 서쪽 끝 해안가에 설치될 다목적 관측시설은 길이가 5~6m 정도로 구조물 상단에는 풍향, 풍속, 기압, 온도 등을 관측할 수 있는 기상 장비는 물론 조위, 수온, 염분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도 탑재된다.

이 시설은 밀물 때는 바다에 잠겼다가 썰물 때 모습이 드러나는 간출암(干出巖)에 강관을 박아 설치되며 영해 기점을 나타내는 상징성을 나타내도록 태극기 문양의 표지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오는 2019년 완공 예정이다.

해양조사원은 이미 2014년부터 소청도 남쪽 37㎞ 해상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소청초 기지에는 40명의 연구진이 최장 30일간 머무르며 각종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해양관측장비(43종)와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서해5도 해역에 설치될 다목적 관측 시설은 종합해양과학기지의 기능을 보강하고, 연구진들이 더 정확한 해양분야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기초 인프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관측시설은 서해5도 해역의 영해 기점으로도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해의 범위를 1978년 시행된 영해 및 접속수역법에 따라 정하고 있다. 보통 해안선이나 섬에서 12해리(22.224㎞) 떨어진 바다까지 설정된다. 하지만 서해5도의 경우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해 북한과 영해 분쟁의 우려가 있어 지도상에는 분명하게 표기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월에는 인천지방변호사회와 서해5도 어민들이 지도에 서해5도의 영해 표시를 정확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서해5도 해역에 관측시설이 추가로 설치되면 연구진들이 더 정확한 해양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일대 바다를 조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