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여양리 뼈무덤은 보도연맹 학살…'빨갱이' 낙인에 유족들 고통

2017082001001247100057831.jpg
그것이 알고 싶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여양리에서 일어난 학살을 조명했다.

19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도둑골의 붉은 유령 - 여양리 뼈 무덤의 비밀' 편이 전파를 탔다.

지난 2002년 여름, 최악의 태풍이라 불리던 루사가 휩쓸고 간 이후 여양리에는 163여구의 유골이 발견됐다.



주민들은 뼈무덤이 발견된 골짜기가 공동묘지였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시신들은 제대로 된 장례 없이 마구잡이로 파묻힌 상태였다. 

마을 어른들은 1950년 여름 낯선 사람들이 트럭에 실려 도둑골 골짜기로 향했고, 그들 모두가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유해 분석 결과 구덩이에 사람을 넣고 총으로 쏴 살해한 것으로 추정됐다. 발견된 탄피는 한국군과 미군이 사용하던 것이었다. 살인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도 전쟁이 한창일 무렵 한국군이 자국민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살해된 사람들은 보도연맹에 가입된 사람들이었다. 국민보도연맹은 이승만 정부가 좌익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었으나 한국 전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보도연맹원증은 살생부가 됐다.

국가가 국민을 살해했다는 사실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보도연맹에 좌익과 무관한 국민들이 가입됐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글을 모르거나 먹을 것이 필요했던 국민들이 보도연맹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보도연맹에 강제 가입돼 죽임을 당해야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보도연맹 최고지도위원이었던 고 선우종원은 지난 2007년 인터뷰에서 "보도연맹에 빨갱이 아닌 것들이 많다. 관제 빨갱이라고 한다. 관에서 만든 관제 빨갱이라고"라고 말했다.

보도연맹원 학살을 지휘했던 김창룡의 딸은 "아버지는 공산화를 막기 위해 투쟁했다. (민간인이 많이 죽었다는 것은) 다 헛소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일하신 분이고 이승만 대통령을 도와서 공산주의로 넘어가지 않도록 제일 공헌한 분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도연맹 희생자의 유족들은 평생을 '빨갱이'라는 오명을 쓰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다. 유족은 몇 차례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상은 인턴기자 lse@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이상은 인턴기자기자

lse@kyeongin.com

이상은 인턴기자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