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물바다' 역류하는 침수예방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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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채 달리는 차들-경기도가 상습 침수지역 개선을 위한 '도시침수예방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도내 대로변에 설치된 하수구의 배수가 잘 되지 않아 도로가 자주 침수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기습폭우로 배수가 안돼 침수된 수원시청역 사거리 인근 버스 정류장 모습. /이준배기자 acejoon@kyeongin.com

버스정류장 인도까지 차올라
"무릎높이 잠겨 정차안하기도"

6개 시·군 사업 방지시설 설치
道 관로 개량사업도 '무용지물'
"우수관로 시설기준 강화 모색"


21일 오후 3시 40분께 수원시 인계동 수원시청역 사거리 인근 버스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폭우로 인해 갑작스럽게 물이 불어나 인도까지 잠겨 급히 건물 안으로 대피했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지만 일부 탑승객들은 0.5m 깊이의 흙탕물 웅덩이 앞에서 건널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대학생 이모(22·여)씨는 "무릎까지 잠길 정도여서 정차하지 않고 지나치는 버스도 있었다"며 "비만 오면 도로 곳곳이 침수돼 불편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잇따른 집중호우로 안산시 와동 내 식당 밀집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침수되고, 화정 8교 사거리 도로가 잠기기도 했다.

출·퇴근을 하며 이 도로를 자주 오간다는 최모(29·안산시 반월동)씨는 "도로 곳곳에 하수구가 설치돼 있지만 물이 흘러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뿜어져 나온다"며 "매번 물난리가 나는데도 개선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비만 오면 경기도내 도로 곳곳이 물바다로 변하면서 도의 침수 예방 사업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도에 따르면 수원·부천·안산·안양·구리·가평 등 6개 시·군, 7개소에 '도시침수예방사업'을 진행 중이다. 상습 침수 구역이나 침수가 우려되는 곳을 중심으로 빗물받이와 역류방지시설 등을 설치해 사전에 침수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도는 올해 정부로부터 받은 181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당 지역에 관로 개량 사업 등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도내 곳곳에서는 빗물이 하수구를 통해 빠져나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이상 기후로 일 평균 100㎜ 넘는 비가 경기지역에 쏟아져 도로 곳곳이 침수돼 시민 안전 보호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선 시·군 관계자는 "시설기준에 의해 설치된 하수관로의 용량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하수도 기본계획에 의해 설치된 하수관로 자체를 변경해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빗물받이 설치 등 침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군에서 모레·나뭇잎·쓰레기 등의 이물질 청소를 하지 않아 침수 예방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우수관로를 확충하는 등 시설 기준을 강화하는 방법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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