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졸 검정고시 합격한 결혼이주여성 원미향씨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8월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원미향씨.

아이 숙제 도울 수 있는 엄마 되기 위해
다문화센터 무료 수업 소식듣고 펜 잡아
"더 많이 배워 경찰 시험에 도전" 포부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었습니다."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8월 고등학교 졸업학력(이하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원미향(24·베트남명 NGUYEN THI DIEM HUONG)씨는 공부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 2014년부터 결혼 이주민들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학력 신장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40명의 인천 지역 결혼이민자가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그 중 8명만이 고졸과정에 합격했다. 원미향씨도 그 중 한 명이다.

2011년 11월 황우상(45)씨와 결혼한 원씨는 인천 강화군으로 이주해 2013년 4월, 딸 서진 양을 낳아 양육하고 있다. 그녀는 딸의 성장을 지켜보며 검정고시 시험을 치르기로 결심했다. 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아이와 함께 학교 숙제도 하고, 공부도 가르쳐 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었다"며 "마침 다문화센터에서 무료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검정고시를 준비한 원씨는 같은해 8월 초졸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지난 4월과 8월에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차례로 합격했다. 고졸 과정을 통과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한국인에게도 어려운 과정을 외국인으로서 공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원씨는 "한국말이 서툰 상태에서 한국의 역사, 소설, 시 등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업시간이 아닐 때도 한국어 공부를 계속해서 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녀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할머니와 부모님, 여동생 2명을 부양하기 위해 일찍부터 돈을 벌었다.

그녀는 "초등학교부터 모두 학비를 내고 다녀야 하는데 사정이 좋지 않아 초등학교 졸업 후 방직 공장, 식당 등에서 일을 했다"며 "공부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한국에서 덜은 것 같아 기쁘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릴적 그녀의 꿈은 경찰이었다. 치안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베트남 경찰의 모습을 바꾸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에 온 이후에도 그 꿈은 변함이 없다. 원씨는 "경찰의 꿈을 언젠가는 이루고 싶다"며 "대학에 진학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공부해서 꼭 한국 경찰에 도전해 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