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인천 동구 화도진도서관에서 열린 인천대 중국학술원 시민강좌에서 손승희 인천대 교수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지방경제협력 시범도시인 인천시와 웨이하이시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화도진도서관 제공 |
中 웨이하이 발전 돌파구
한중교역 허브 역할 야심
지리·역사적 인천과 이웃
동반성장 시너지 큰 기대
손승희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가 '인천에서 닭이 울면 웨이하이(威海)에서 들릴까?'를 주제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지방경제협력 시범도시인 인천시와 웨이하이시의 관계에 대해 강연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인천에서 닭이 울면 웨이하이에서 들린다'는 말이 있다. 예전부터 전해진 말이지만,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가 한·중 FTA 시범도시가 된 요즘 특히 자주 들린다.
'들린다'고 했으니, 그 주체는 웨이하이 사람들일 것이다. 실제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그 말 속에 '듣고 싶다'는 웨이하이의 소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람에게도 웨이하이는 필연적으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한국과 웨이하이의 관련성은 산둥 출신 화교들이 한반도에 이주하기 훨씬 전부터 역사에 등장했다. 해신(海神)이라 불린 신라의 무장 장보고(張保皐·?~846)는 809년 당나라에 건너가 웨이하이 적산을 중심으로 무역에 종사해 큰 부를 축적했다.
이는 장보고가 신라로 돌아와 청해진을 설치해 해적을 소탕하고 한·중·일 해상의 패권을 장악하는 큰 경험이 됐다.
최근에 웨이하이에 조성된 한국식 테마상업관광단지인 '한러팡(韓樂坊)'도 주목할 만하다. 여수문, 경회루, 롯데문화광장, 야시장, 각종 한국테마파크, 한국상품교역전시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코리아타운이 한국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형성했다면, 한러팡은 한국인이 많이 찾아주길 기대하면서 추진한 웨이하이시의 야심 찬 프로젝트다.
웨이하이가 자꾸 한국과 엮이고 싶고, 특히 인천과의 교류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는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웨이하이는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서 늘 폭풍, 해무, 암초 같은 해양성 재해가 끊이질 않던 작은 어촌이었다.
명나라 때 군사기지로 주목받던 웨이하이는 청일전쟁 때는 최후의 전적지였고, 이후 32년간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영국의 지배 조직은 웨이하이를 공업기지나 국제무역항으로 개발하지 않았다. 쾌적한 기후와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곤 골프장과 휴양지로 개발했다.
이렇듯 산둥반도 끝자락에 있는 웨이하이는 역사적으로 변방을 면치 못했다.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던 웨이하이의 새로운 돌파구는 늘 동북지방 아니면 한반도였다.
현재의 돌파구도 마찬가지로 한·중 FTA이고, 한국이며, 인천이다. 웨이하이가 한·중 FTA 시범도시로서 인천과의 파트너십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웨이하이가 현재 한·중 간 해상국제전자상거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웨이하이는 해로를 이용해 중국 내 한국상품의 물류집산지, 한국 수출용 중국상품의 물류집산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허브기능을 활용해 해상과 항공을 연계한 유럽으로 가는 통로가 되겠다는 야심도 품고 있다. 인천과 웨이하이 간 교역 활성화는 웨이하이뿐 아니라 인천의 발전과 성장에도 필요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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