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전' 선수들의 성장 큰 도움
프로진출 기회 확대등 순기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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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배구는 선수층이 엷기 때문에 각 팀마다 주전과 비주전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주전과 비주전과의 격차를 줄이는 건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해 주축 선수가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를 보였을 경우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시즌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사안이다.

감독이라면 모두다 생각하고 있는 점이고 시즌에 돌입하기 전 이런 준비를 위해 비주전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그게 쉽지 않다.

수원 한국전력이 시즌 전 평가와 달리 주축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하위권으로 추락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시즌까지 맡았던 팀이기 때문에 사례를 든다는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김철수 감독은 주축 선수인 서재덕과 강민웅, 윤봉우 등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아직까지 많은 경기를 뛰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열정은 앞서지만 김 감독의 눈높이에는 맞추지 못하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는 한국전력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지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전 삼성화재도 비슷하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 없이 경기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삼성화재도 주득점원 중 한명인 박철우가 만약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를 보였을 경우 대체해 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인천 대한항공과 안산 OK저축은행들도 비슷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물론 감독들은 베스트 멤버를 기용하는 플랜 A부터 선수 공백이 생겼을때의 운영하는 플랜B와C까지 준비하고 시즌을 치르지만 한정되어 있는 선수 상황을 생각한다면 참 어렵다.

이런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프로배구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2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군 도입은 프로팀들의 선수 육성에 국한되는게 아닌 배구계 전체가 발전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문제다.

일단 2군을 운영하기 위해 선수단 규모를 늘리게 될 경우 초·중·고·대학에 있는 유망주들에게는 프로 진출 기회가 더 넓어지게 된다. 이로인해 배구 팀 창단과 선수 발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선수들을 가르칠 지도자와 컨디션을 관리할 트레이너, 선수단을 관리할 직원 등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사실 이런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KOVO와 각 팀들이 선뜻 2군 운영에 나서지 못하는 건 팀 운영비 증가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에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도 그렇게 큰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을것 같다.

처음부터 프로야구 처럼 2군을 별도로 운영하는게 아닌, 현재 선수단에 추가로 적으면 2명, 많으면 4명 정도까지 추가로 영입해 벤치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각 팀이 보유하고 있는 훈련장에서 경기를 한다면 비용적인 부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선수 최저연봉이 3천만원이고 수련선수는 더 적은 연봉을 받고 있다.

비록 일정 부분의 비용이 들 수는 있지만 그 비용을 투자해 각 팀과 배구계 전체가 얻게 되는 효과를 생각한다면 2군 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2군 도입은 유망주들에게는 프로데뷔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각 팀은 선수 발굴을 통한 경기력 향상, 팬들에게는 새로운 선수의 등장으로 인한 배구 사랑이 증가할 수 있기에 배구계 전체를 위한 상생(相生)이라고 생각한다.

/신영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