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국제혁신학교 시흥 군서초등학교 가보니]'다같이 교육' 디딤돌 되는 한글교실 '밑줄'

시흥
20일 오후 시흥군서초등학교 교실에서 한국어 강사가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도교육청, 4개교 시범 지정
中·러 등 모국어 교재 마련
학습중도포기 없도록 배려
방과후·주말 이용 '한계'
'특구지정 반대' 걸림돌도


"돛단배, 돛단배. 꽃다발, 꽃다발."

20일 오후 2시께 시흥시 정왕동 군서초등학교 방과 후 '한글교실'. 한글교실은 다문화 재학생 중에서도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군서초의 프로그램이다. 수준에 따라 한국어교실·한글교실·꾹꾹 국어교실 등 3개 반에서 우리말을 배울 수 있다.



정규과정 학급도 언어수준에 따라 어울림1반, 어울림2반 등으로 나눠 2개의 다문화특별학급을 운영 중인데 매달 한국어 진단평가를 실시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교과 학습지도가 가능한 디딤돌반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전교생 630명 중 60% 가량이 다문화 학생으로, 해가 갈수록 이 비율이 더 높아져 특단의 교육방식을 도입했다.

김미선 교사는 "교사나 동급생과 말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다문화 학생에게 교과수업을 주입하면, 뒤처지다 결국 학교를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특별학급에서 언어능력을 높인 뒤 이동하면 일반 학생들과 어울려서 함께 수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는 올 초 경기도교육청이 군서초를 비롯해 다문화 학생이 밀집한 안산·시흥지역 내 4개 학교를 '다문화국제혁신학교'로 시범 지정하면서 생긴 변화다.

교사들은 방과 후, 주말 등을 이용해 한국어 외에 중국어 교육도 시키고 있다. 한국인 학생과 다문화 학생 모두 모국어 능력 향상과 함께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움으로써 의사소통 능력도 기르게 된다.

군서초 교사들은 1~6학년 국어·수학·사회·과학 교과의 핵심 어휘를 중국어, 러시아어로 번역한 '어휘집'도 제작했다.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의 어려움에 부딪쳐 학습을 중단하지 않도록 모국어 학습 교재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

혁신학교지만 여전히 일반 학교와 같이 국·영·수 등 정해진 시간 만큼의 교과목을 이수하는 교육과정을 지켜야 해, 이 같은 '혁신교육'이 방과 후 혹은 주말 시간을 이용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와 경기지역 시민단체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안산·시흥 교육국제화특구' 신규 지정 반대를 호소하고 있는 것도 혁신학교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들은 "교육국제화 특구 지정은 금수저를 위한 특권교육이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영수 교장은 "다문화 학생을 분리해 보충학습을 지원해주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교내 교육과정에서부터 함께 학습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성이 생기면 다문화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이 더욱 빨리 어우러질 수 있는 교육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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