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적인 요소를 넣어 재밌으면서도 삶에 대한 근원적 문제에 접근하는 작품"
'2018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린을 찾아가는 길'에 대해 등단작품이라고 보기에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는 호평을 내놓으며, 이견 없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총 148편의 응모작 가운데 본심에 오른 18편의 소설을 두고 별다른 의견차 없이 이중 5편을 다시 추렸다.
최종 심사에는 '린을 찾아가는 길' 외에도 '매일 빌리는 남자' '세신' '호랑나비와 춤을' 등 실험적 도전부터 정통 소설문법에 충실한 작품까지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이 올라왔다.
먼저 '세신'은 화자를 관(棺)에 두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독특한 관점으로 풀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흘렀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호랑나비와 춤을'의 경우는 밑바닥 삶의 씁쓸한 풍경을 객관적 시선으로 담담하게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매일 빌리는 남자'는 표절이 표절이 아니라 일종의 패러디나 오마주로 받아들여지는 아이러닉한 상황을 풍자하는 데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전개나 서술 방식이 너무 평면적이라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민자의 삶이나 청년실업, 동성애 등 여러 세태를 반영하는 소설들이 다수 투고됐지만 문학적으로 설득력을 갖춘 작품은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문학적 실험이나 활기, 자신의 문학적 세계를 집요하게 추구하는 의지 등을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예외적으로 '린을 찾아가는 길'에 대해 기억을 자기 정체성의 문제와 연결해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을 유발시키려는 주제의식부터 만만치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꿈속으로 여행을 하면서 행복한 기억을 만들려 하지만 그것이 결국 가짜라는 반전을 통해 현실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밀도 있는 구성과 세련된 문장으로 시종일관 독자를 사로잡는다고 호평했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들은 소설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들에게 고전에 대한 독서를 권했다. 많은 작품을 읽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지금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