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환자수 400만명 추정·60세이상 인구 15%가 앓아
대장의 전반적 기능장애… 출산 경험없는 남녀도 걸려
난치질환 분류 치료 수개월 걸려… 식이요법 병행 효과


변실금 고위험군은 고령, 요실금, 만성 변비, 치매, 당뇨, 중풍, 척수손상, 직장탈출증, 염증성 장질환, 선천성 항문 기형 환자다.

뜻하지 않게 소변이 나오는 증상이 요실금이다. 변실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변이 새어나오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환자 상당수가 수치심과 심리적 고립감에 힘들어한다. 이 때문에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사는 변실금 환자가 주변에 적지 않다. 2014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60세 이상 인구의 15.5%가 변실금을 앓고 있고, 전체 환자 수는 약 4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홍경섭 내과센터장(소화기내과 진료과장)에 따르면 변실금은 '고령자 질환'이 아니다. 홍경섭 센터장이 진료한 환자 중에는 "배가 부글거리고 아프다", "설사도 하고,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해서 학교가는 게 두렵다"면서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남자 고교생이 있었다.

40대 초반의 여성 직장인은 "방귀가 수시로 나와 참기 어렵고 직장 생활에 지장이 많다"며 호소했다고 한다. 변실금 환자 상당수는 외래 진료에서 "실수한 적은 없다"며 변실금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항문직장내압 검사로 문제가 발견되면 그동안 겪어온 어려움을 털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실금이 발생하는 요인은 항문 괄약근 이상에서부터 신경계 문제까지 다양하다. 변실금 고위험군은 고령, 요실금, 만성 변비, 치매, 당뇨, 중풍, 척수손상, 직장탈출증, 염증성 장질환, 선천성 항문 기형 환자다. 항문 질환을 수술한 환자들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변실금 고위험군으로 출산 후 여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과 남성에게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고 홍 센터장은 말했다.

홍 센터장은 "항문 괄약근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전체 환자 중 절반 이상에서는 항문직장내압검사에서 항문괄약근의 수축력이 정상이었다"라며 "결국 변실금은 항문 괄약근만의 문제라기보다는 대변을 저장하고 적절히 배출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대장의 전반적인 기능 장애"라고 말했다.

변실금은 현대 의학에서 난치 질환의 하나로 분류될 정도로 치료가 쉽지는 않지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아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증상에 따른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변실금 치료·예방을 위해서는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술과 커피, 유제품, 사과, 복숭아 등은 피하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구성해 소량씩 먹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변실금 치료는 수개월이 필요하다. 의료진과 함께 노력하면 개선이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