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논 타작물 전환율 '꼴찌'… 비축미 매입배정 불이익 우려

입력 2018-04-03 22:13
지면 아이콘 지면 2018-04-04 3면
정부 쌀 공급과잉 해소 목적 추진
올해부터 시·도별 평가기준 반영
경기미 값높고·임차농 많아 기피
8.1%에 그쳐 전국 평균 '4분의 1'
道 신청독려 RPC개선·지원 검토


경기 지역 논 타 작물 재배 전환율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량 배정 시 불이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남아도는 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공공비축미 매입 시 시·도별 전환율을 반영할 방침이지만, 쌀값 상승과 임차농가 증가 등으로 전환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지역 전환율은 지난 1일 기준 목표 면적의 8.1%(422만8천229㎡)로 집계됐다.

전국 전환율(34.8%)의 4분의 1도 못 미치는 비율이다. 경기도는 지난 1월 2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신청받을 예정이지만 지금 추세로는 꼴찌 탈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평택 1.9%(16만388㎡), 화성 2.2%(18만755㎡), 이천 3.4%(18만5천615㎡), 여주 4.4%(21만5천663㎡) 등 논 면적이 400만㎡가 넘는 도내 일부 시·군의 전환율은 경기 지역 평균에도 크게 밑돌고 있다.

경기미 가격이 다른 시·도보다 20㎏ 기준 1만원가량 비싼 데다 지주들의 논을 빌려 벼농사를 짓는 임차 농가들이 많아 전환율이 더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산지 쌀값이 지난해보다 1만원가량 치솟으면서 쌀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전환을 꺼리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 관계자는 "임차 농가들이 땅 주인의 동의 없이 임의로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른 작물은 벼보다 기계화율이 낮아 영농 비용이 많이 드는 데도 지원이 한시적이어서 농가들이 전환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비축미 매입량을 시·도별로 배정할 때 전환율을 평가 기준으로 반영할 방침이어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경우 전국 최하위를 기록 중인 경기 지역의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지난해 수준(8천576t)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도도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RPC(미곡종합처리장) 시설 개·보수 사업, 벼 매입 자금 융자 지원 등 도비 지원 사업에 시·군별 전환율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 공급 과잉 해소와 밭작물 자급률 향상을 위해 전국 시·도에서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해 전환율이 낮은 시·도에는 각종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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