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가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 유입 관측·연구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백령도 대기오염집중측정소를 활용해 2021년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한미 협력 대기질 공동 관측 연구(KORUS-AQ)를 준비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 항공우주국과의 공동 연구로 미세먼지 발원지와 생성 원리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령도 측정소를 활용한 국제공동연구는 지난 2012년 한·미·일 지역 에어로졸(대기 중 고체 또는 액체 상의 작은 입자) 관측 네트워크, 2013년 미국 환경청(EPA) 시정환경 보호 모니터링 네트워크 등이 진행된 바 있다.

백령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는 우리나라 대기오염 집중측정소 6곳 중 한 곳으로 국내 배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배경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설립됐다.

한반도의 배경농도는 전 지구적인 오염 물질과 동북아시아 지역의 오염 물질의 영향만 받는 상태의 대기 농도다.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위치해 도심과 떨어져 있는 데다가 섬 자체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배출원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국외 대기오염물질의 한반도 유입 관측에 적합하다.

환경부는 지난 10년간 백령도 측정소 관측 결과 중국발 물질이 평균 40~60%로, 많을 때는 최고 80%까지 유입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또한 백령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에 미세먼지 측정 외에도 불화수소, 염화수소 등 유해 가스상 물질의 국내 유입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구축하고 이르면 2020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2015년 중국 산둥반도 화학사고 등 국외 화학 사고 발생 시 국내 유입 화학물질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대기 오염물질 발생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지만, 백령도는 국외 미세먼지를 측정·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라며 "꾸준한 연구와 측정 자료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