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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볼리비아와 0-0 무승부.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 한국 신태용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인스브루크(오스트리아)

한국이 '약체' 볼리비아에 0-0 무승부를 거둔 가운데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스웨덴을 겨냥한 위장이라고 밝혔다.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는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공개 평가전 볼리비아와 경기를 펼쳤다.

신 감독은 조별리그 첫 상대인 스웨덴에 혼선을 주기 위한 '위장 전술'을 썼다. 스웨덴에 혼선을 줌으로써 대표팀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이유다.

이날 볼리비아전 선발 라인업에는 손흥민(토트넘)의 이름이 빠졌다. 손흥민이 팔목을 다쳐 소집되고도 경기에 뛰지 않은 적은 있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스웨덴을 겨냥한 일종의 속임수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은 앞서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과 지난 1일 보스니아전에서 손흥민-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을 '플랜A'로 사실상 확정했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전에서 선제 결승 골을 넣으며 2-0 승리에 앞장섰고, 황희찬은 온두라스전과 보스니아전에서 A매치 두 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표팀 최고의 비밀병기인 손흥민을 선발에서 뺌으로써 스웨덴을 혼란스럽게 하고, '조커'로 활용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실험하는 두 가지 효과를 봤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김신욱-황희찬 투톱에 대해 "트릭(속임수)으로 보면 되겠다.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또 신태용 전술의 핵으로 자리 잡은 이재성(전북) 역시 후반에 기용된 것도 '위장 선발'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신 감독은 선수들의 등번호를 모두 바꿔 출전시키는 전략도 곁들였다.

손흥민은 자신의 등번호 7번 대신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의 19번을 달았다. 또 황희찬은 11번 대신 기성용(스완지시티)의 1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고, 김신욱은 9번이 아닌 배번 14번을 달고 뛰었다.

신태용 감독이 사용한 '위장 선발'과 '등번호 바꾸기' 트릭이 스웨덴과 본선 대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혜기자 keemjy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