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벌써 선거운동하러 나가나 싶었지만 웬걸, 이제야 '철야유세'를 마치고 녹초가 돼서 들어왔다. 1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6시에 다시 집을 나선 남편이 이제는 안쓰럽기까지 하지만 4년 전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했다.
최은영 여사는 "4년 전 3선 국회의원이자 장관으로서 편한 길이 보장된 남편이 인천시장 출마 제의를 받고 너무 힘들어 하길래 제가 딴 데도 아니고 고향이니까 인천으로 가자고 찬성했다"며 "지나고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4년 동안 남편에게 인천은 '밀린 수학문제'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갈 때마다 희열과 보람을 느끼듯 인천 현안 하나하나를 풀어나가는 남편을 곁에서 볼 때 최 여사도 같은 보람을 느꼈다.
최 여사는 "4년이 더 주어진다면 이제는 잘 가꾸어진 정원을 돌보는 마음으로 일을 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동구 출신의 부부는 송림초 10년 차 선후배 사이다. 1999년 유정복 시장이 민선 김포시장이었을 때 집안사람 소개로 선을 봤다. 관료 출신에 정치인이라 권위적일 줄 알았는데 '핸섬하고, 소탈하고, 참신한 사람'이어서 끌렸다고 한다.
최은영 여사는 "주말에도 너무 바빠서 고등학생 아이들을 잘 챙겨줄 시간이 없어 늘 미안해 하지만, 성적표도 꼼꼼히 챙겨보고 틈나면 수학문제도 같이 풀어줄 정도로 자상한 아버지"라며 "젊을 때부터 높은 자리에 올라서 그런지 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하고, 사람을 정확하게만 대해서 살가운 표현을 못 한다고들 하지만 가족에게는 부드럽고 편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