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청산법인에서 근무한 인천시 공무원 김성봉씨가 그동안의 소회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
2005년부터 1년 제외 대회 관련 일
폐막후 지난달 끝낸 청산법인 업무
"당시 남북경색속 北선수 참가 성과"
"경기장, 시민 삶의 질 향상 큰 기여"
"아시안게임을 치른 도시라는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4년 전 인천에서는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가 성대하게 열렸다. 어느덧 오는 8월이면 다음 대회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
하지만 인천AG은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최근까지도 인천AG 조직위원회 청산법인(청산인·권경상)이란 곳에서 대회의 성과를 기리고 비용을 정산하는 일 등을 해왔다.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안에 대회 기념관을 마련하는 등 소수의 인원이 남아 유산(遺産)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6월 말로 문을 닫은 이 청산법인에서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인천시 공무원 김성봉(46)씨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대회 유치에서부터 준비와 운영, 그리고 마지막 청산 절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과정에서 힘을 보탠 유일한 인물이다.
인천AG의 발자취에 대해 날짜까지 줄줄 꿰던 김씨는 "2005년 8월 유치단을 시작으로 파견 근무를 하다가 대회 전 1년 정도 잠깐 인천시의회로 복귀한 것을 빼곤 계속 대회와 관련한 일을 해왔다"며 시원섭섭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대회 기간에는 기념주화·우표 발행 업무를 하며 약 7억원의 순수익을 올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인천AG는 당시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서도 북한선수단 참가가 성사되면서 45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이 모두 출전하는 대회가 됐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 내전이나 전쟁을 겪는 국가들도 참가해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도 있었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빛나고,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개막식 최종 성화 점화자 사전 공개 논란, 텅 비어 있는 관중석 등 대회 운영 미숙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올랐다.
김씨는 "대회 초반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인데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더욱 큰 비판을 받았던 것 같다"며 "좋은 성과들이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경기장만 하더라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지만, 시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잖아요. 대회 전까지 인천에 실내 체육관이라고는 낡은 도원시립체육관과 삼산월드체육관 밖에 없었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구(區)마다 있는 아시안게임 체육관에서 많은 시민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죠."
김씨는 끝으로 "해외여행을 가서 한 외국인에게 인천을 한참 설명하다가 아시안게임을 치른 도시라고 했더니, 금방 알아들어 좀 놀란 적이 있다"며 "공항뿐만 아니라 인천을 전 세계에 알리고 도시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 아시안게임이 좋은 재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