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선학교 스쿨버스 타고 정류장마다 살갑게 챙겨
뒤엉킨 車 체증 불안해 하는 학생보며 "지원정책 강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장애 학생의 등교를 돕는 일일 교사로 학생들과 만났다.
교육감 후보 시절 "기회는 균등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평등교육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한 도 교육감이 첫 공식 일정을 지적·중도복합 장애가 있는 인천청선학교 아이들과 만남의 시간으로 선택했다.
2일 오전 7시53분 삼산중학교 옆길에 이빛나(초2)·손보경(초2)·김채민(중1) 학생을 태우기 위해 노란색 스쿨버스가 도착했다.
도 교육감은 어색해 하는 학부모에게 다가가 "아이들 학교 잘 보내겠습니다"고 인사를 건네며 아이들을 버스에 태운 뒤 함께 올라탔다.
버스 안에서는 이정택 인천청선학교 교감(교장대행)과 12년째 아이들의 등굣길을 돕고 있다는 통학실무원 박광숙(57)씨가 아이들을 반겼다.
빛나와 보경이는 앞에서 두 번째 줄에 보경이는 다섯 번째 줄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박 실무원은 "장애아이들의 특성이 있고 선호하는 자리가 있어 될 수 있으면 같은 자리에 앉게 한다"고 했다.
도 교육감이 "장화가 예쁘다"고 말을 건네자, 빛나는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이 학교 아이들은 지적·발달장애, 자폐, 정도가 약한 뇌병변 장애 등이 있다.
정류장에 도착할 때마다 도 교육감은 "어서 오렴" 인사를 건네며 아이들을 맞았다. 평소 보이지 않던 낯선 얼굴이 보이는데 김승주(초3) 군은 "교육감 선생님이야"라는 인사를 듣고는 "교육감 아저씨 안녕하세요!"라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버스가 부광중·부광초·부광여고·부흥중이 몰려있는 길목에 접어들자 불법주차 차량과 학생을 태운 등교 차량이 뒤엉켜 5분 여를 서 있었다.
동시에 아이들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 실무원은 "달리는 차가 서 있으면 답답해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고 했다.
이 교감은 "이 길목에 접어들면 늘 막힌다"며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주차단속을 하면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했다.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등·하교 문제뿐 아니라 아이들이 아플 때 마음 편히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마땅치 않아 힘들어한다고 이 교감은 말했다.
일반 환자와 함께 차례를 기다리기도 힘들어하고 장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만나기가 인천에서는 힘들다는 것이다.
도 교육감은 "교육감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병원 등과 협력해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도성훈 교육감은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눈을 감는 것이 모든 장애학생 부모들의 소망인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들이 학교를 잘 다니고, 또 학교를 벗어나서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특수교육 지원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