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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위성이 촬영한 18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아시아지역 가시영상 사진. 일본 남쪽으로 제19호 태풍 솔릭이 만들어낸 소용돌이 구름이 보이고, 사진 오른쪽 맨 아래쪽에 제37호 열대저압부가 만들어낸 짙은 구름대가 보인다. /기상청 날씨누리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뒤이어 제20호 태풍 발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한반도 일대를 지배하며 태풍의 북상을 막아오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축으로 '태풍의 길'이 열린 가운데 태풍 솔릭에 이어 제20호 태풍도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것으로 보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남태평양 괌 동쪽으로 약 1천50㎞ 떨어진 해상에서 제37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했다.

열대저압부는 강력한 저기압을 의미하며, 발생 1~2일 이내에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제19호 태풍 솔릭은 지난 16일 새벽 3시 괌 서남서쪽 약 120㎞ 해상에서 제36호 열대저압부로 발생해 곧바로 당일 오전 9시께 태풍으로 발달했다.

태풍 솔릭은 이후 남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충분한 수증기 공급을 통해 빠르게 세력을 키워 발생 이틀만인 18일 오전 9시께에는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00㎞, 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성장했다.

뒤이어 발생한 제37호 열대저압부 역시 남태평양으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아 빠르게 태풍으로 성장하며 세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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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18일 오전 10시에 발표한 제19호 태풍 솔릭 예상진로. /기상청 날씨누리

우려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나라 인근까지 확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최근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동해 부근에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걸쳐져 있다는 것이다.

보통 태풍은 강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강한데,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이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 쪽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제37호 열대저압부가 남태평양 일대를 지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받아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하고, 북태평양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 쪽을 향하면 19호 태풍 솔릭에 이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여름이 끝나는 8월말부터 9월 사이에 이같은 기압계 배치에 따라 태풍 피해를 자주 받아왔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그동안 한반도에 영향을 준 역대 태풍 중 가장 큰 재산피해를 냈던 지난 2002년 태풍 '루사(RUSA)'를 비롯해 역대 재산피해 상위 10개의 태풍 중 7개는 8월말~9월말 기간에 한반도를 지난 '가을태풍' 이었다.

한편, 제37호 열대저압부가 곧바로 태풍으로 발달하면 제20호 태풍 '시마론(Cimaron)'으로 이름 붙여진다. '시마론(Cimaron)'은 필리핀이 제출한 이름으로 야생 황소를 의미한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