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수하며 노인의료 중요성 느껴
조기발견·치료 강조 예방사업 주력
정보 공유 '가치 함께 도서관' 추진
'족집게 치매 전문가'.
연병길(68) 인천시 광역치매센터장(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을 소개하는 별칭의 하나다.
그는 2005~2013년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치매예방센터장을 맡으며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사회적 돌봄 모델'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적 행위뿐 아니라 예방 프로그램 운영, 조기 검진, 사회 복지 서비스 제공 등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
2013년 12월 개소한 인천시 광역치매센터 초대 센터장으로 인천시의 치매 관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연 센터장은 서울고,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가 인기였던 시절 정신의학과를 선택했다.
분석심리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의대를 정년 퇴임한 후 한국융연구원을 설립한 이부영 교수의 강의가 그를 이끌었다. 집안 반대가 심했지만 "내 일생을 건 공부는 원하는 것을 하겠다"며 정신과 의사의 길을 걸었다.
연 센터장이 '치매 전문가'의 길에 나서게 된 계기는 1991년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에서 노인정신의학을 연수하면서부터다.
"우리나라는 치매에 관심 안 쓰던 시기였는데, 미국에 가서 보니 노인 의료 서비스가 활발했습니다. 정신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 치매와 관련된 분들이 팀을 만들어 협진하는 시스템을 익혀 국내에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연 센터장은 '치매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강조한 의사였다. 2007년 서울 강동구 치매지원센터장을 맡은 이후 '치매 조기 검진'을 확산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했다.
치매지원센터에 온 치매위험군을 치매예방센터와 연계하는 방식의 예방 사업을 추진했다.
연 센터장은 인천시 광역치매센터장으로 부임한 이후 센터 홍보와 치매 인식 개선 사업에 주력해왔다. '치매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를 슬로건으로 삼아 시민들에게 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알렸다.
치매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를 보급할 목적으로 인천 10개 도서관과 '가치 함께 도서관' 사업을 추진했다.
연 센터장은 "치매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는데 잘못된 정보가 많다. 특히 의학적 효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치매 치료제, 민간 자격증 남발 문제가 심각해 가치 함께 도서관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 센터장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프로그램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내세워 관련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와 관련된 시설과 지원책은 부족하다"며 "인지 저하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