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구조물 물 막아 수질 악화"
환경단체·전문가 '제거' 목소리
MB정부 4대강사업 주요모티브
농어촌공사 용수확보 유지 고수

신곡수중보는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설치됐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주요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6월 이 전 대통령은 제18차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서 "잠실과 김포에 보를 세워 수량을 늘렸고 오염원을 차단해 강 주변을 정비해 지금의 한강이 된 것"이라며 "요즘 한강에서 온갖 물고기들이 잡힌다. 4대강 살리기도 바로 그런 목적"이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 모델로 꼽혔던 신곡수중보는 존치와 철거 사이에 놓여있다. 한강하구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설치된 지 30년간 변화된 생태계가 철거시 재차 변화를 맞게 된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1987년 준공된 신곡수중보로 소조기(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기간) 해수 역류 지점이 신곡보 하류부(김포 고촌읍)로 바뀌었다.
과거 해수 역류 지점은 대·소조기 관계없이 한강대교(서울 이촌동) 하류부로 신곡보보다 18㎞가량 상류 쪽이었다.
농업용수 취수를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해수 역류로 인해 한강 하구 농업용수(3만여t/일)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신곡보 존치 입장에 서 있다. 한강 유람선 관련 기관들도 철거 시 강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하지만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은 신곡보를 철거하더라도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한강 수질과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인공구조물인 신곡보가 물 흐름을 정체시켜 수질 악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상류의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 30년간 왜곡된 생태계를 바로 잡아 생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박 운항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량 변화가 심한 대조기에 최대 1.9m 수위가 낮아질 수 있지만, 평면적인 수표면 감소율은 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는 "마포대교 쪽에 3.3m(유람선 운항 최소 수심)를 확보할 수 없는 곳이 생길 수 있지만, 준설로 보완할 수 있다"며 "지하수위 변동도 0.3m 내외라서 싱크홀 우려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선 2013~2015년 대한하천학회가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신곡보 철거 비용과 공사 기간은 각각 173억원, 1년으로 예상됐다. 철거를 전제로 한 종 다양성의 비용 대비 편익(B/C)은 9.21, 자연 하천성의 비용 대비 편익(B/C)도 1.71로 각각 나타났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