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의 한국재벌사

[이한구의 한국재벌사·81]현대-13 경영권 분쟁과 현대그룹 축소(상)

김문희-정상영,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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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정몽헌 사후 현정은 회장의 부임으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KCC가 5%룰을 위반했다며 법에 호소, KCC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

KCC, 지분 확보 '그룹 인수' 발표
현대, '5%룰 위반' 제기 법에 호소
금감위, 전량 처분 명령… '판정승'
중화학 수출전담 종합상사도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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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의 사망 직후 재계서열 15위로 축소된 현대그룹(정몽헌 계)이 경영권분쟁에 휘말렸다.

 

정몽헌 사후 2개월여 만인 2003년 10월 정몽헌의 처인 현정은이 현대그룹의 총수로 취임했는데 말들이 많았다.

전업주부 출신의 경영자가 한계상황의 현대그룹을 잘 이끌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현정은은 호남의 대지주 출신 기업가 현준호의 손녀이자 현대상선 현영원 회장의 장녀로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정몽헌과 가약을 맺은 뒤 가정주부로 일관해왔다.

>> 현정은 그룹총수 취임

그 와중에 현대그룹의 경영권분쟁이 불거졌는데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두고 정몽헌의 장모이자 대주주인 김문희와 정몽헌의 삼촌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회장간의 다툼이었다.

발단은 정상영이 사모펀드(신한BNP파이라투신운용 등)를 이용, 10월부터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데서부터 비롯됐다.

시숙부인 정상영 KCC회장이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빠르게 늘려가면서 현대그룹을 인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탓이다. 범현대가의 지원을 받는 정상영 회장의 발 빠른 지분 확대에 현대그룹은 긴장했다.

2004년 3월 15일 KCC측은 현대상선에 2천억원 규모 선박의 불분명한 소재와 강공자산 여부, 경쟁사 대비 10배에 달하는 외상매출채권, 거액의 대손처리 등 공개적으로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KCC가 5%룰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문제 삼아 법에 호소했다.

당시 KCC가 현정은 모녀 측보다 지분을 훨씬 많이 확보했으나 상장법인의 경우 5% 이상을 보유한 자는 1% 이상 지분 변동이 발생했을 때 5일 이내 변동내용을 신고토록 했는데 KCC측에서 이를 위반했다며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소한 것이다.

결국 이 것이 문제가 돼 금감위가 2004년 2월 11일에 KCC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을 처분할 것을 명령하면서 경영권분쟁은 종식됐다.

2006년에는 현대그룹이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지분 40%를 확보하면서 일단 판정승을 거뒀다. KCC는 경영권분쟁 10년만인 2014년에 현대상선의 지분을 전원 매각했다.

현대그룹의 지배구조 취약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세간에선 이 사건이 '시숙부와 질부 간의 분쟁'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2007년 4월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이번에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간에 경영권 분쟁이 야기됐다.

당시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었는데 현대그룹에선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대상선의 지분을 40% 넘게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했다.

그 와중에서 현대종합상사도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갔다.

>> 금융자회사들 분산

이 회사는 1976년 현대그룹의 중화학부문 수출을 전담하는 무역업체로 설립돼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에서 생산한 선박, 자동차, 기계 등의 수출을 전담하다 1977년 12월에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1981년에는 국내 최초로 해외 자원 개발프로젝트인 호주 드레이톤 광산개발에 참여했으며 2000년에는 비제조업체로는 국내 최대인 수출 250억 달러를 달성했다. 그러나 '왕자의 난' 즈음해서 2003년에 채권단 품으로 떨어져 나갔다.

한편 2004년에는 현대그룹의 금융자회사들인 현대투자증권과 현대투자신탁운용, 현대투자신탁 및 현대오토넷이 분리됐다.

현대투자신탁의 전신은 국민투자신탁으로 1982년 6월에 설립돼 국내 최초로 고객의 자금을 위탁받아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간접 투자하는 최신금융기법의 업체로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을 한 뒤 1997년 현대그룹에 편입, 1999년에 현대투자신탁증권으로 변경됐다.

1997년 당시 종업원 수 1천여명에 매출액이 12조6천억원이었다.

그러나 2004년 미국 푸르덴셜 금융그룹에 인수돼 푸르덴셜증권으로 상호가 변경된 뒤 2010년 6월 한화증권이 인수, 합병해서 한화투자증권으로 다시 변경됐다.

내비게이션과 자동차용 전기, 전자부품, 에어백 등을 생산하는 현대오토넷은 2000년 2월에 설립돼 2002년 7월에 상장기업이 됐다가 2009년 6월 현대모비스에 합병됐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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