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매주 2시간씩… 참석률 높아
편집까지 직접 '자신만의 책' 만들어
"도서관, 지역 문화 활동 거점돼야"
'작가(作家)'는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이 때문에 작가는 일반인에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천시율목도서관은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주부, 회사원, 학생들이 작가가 될 수 있는 '슬기로운 작가생활-2018 독립출판 작가 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율목도서관 김태경(46) 관장은 "수업에 참여한 시민들이 '삶의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줬다'며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며 "5개월 동안 수업에 참여해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준 '시민 작가'에게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평소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난 뒤, 감상문을 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도서관 이용자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변화시켜주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참여자들의 열기가 생각보다 뜨거워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 관장은 "매주 금요일 저녁에 2시간 동안 수업이 이뤄졌는데도 수업 참석률이 매우 높았다"면서 "본인들이 가진 생각을 열성적으로 이야기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했다.
하지만 글쓰기와 무관했던 평범한 주부와 회사원, 학생들이 책을 출간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 관장은 "도서관에서는 45쪽 이하의 인쇄물을 팸플릿으로 분류한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50쪽 안팎의 분량이 필요했다"며 "책 편집 작업도 참여자들이 직접 했기 때문에 두 배는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사와 참여자가 서로 응원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시민 작가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도서관은 시민의 문화 욕구를 충족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책(전자책)을 접할 수 있게 돼 굳이 도서관을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며 "도서관은 지역사회 문화 활동에 거점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앞으로도 주민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할 예정"이라며 "인천시민도 애정을 갖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