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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3일' 문발동 28통,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모습…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제공
 

'다큐 3일' 문발동 편이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는 '그날 이후, 우린 이렇게 산다-파주 문발동 28통' 편이 방송됐다.

 

원룸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한 경기 파주의 문발동 28통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삼삼오오 모였다. 

 

이들이 모인 곳은 마을 커뮤니티 공간인 '마당'으로, 다 함께 탁구를 치거나 아이들과 어른들이 하나가 되어 노래도 불렀다. 또한 각자의 맛을 담아 김장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한데 모일 수 있었던 계기를 단 하나의 사건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년 남성들은 함께 모여 술을 마셨고, 당구를 치는 정도가 주모임이었다. 그러나 4년 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파주에 분향소가 없는 것을 알고 분향소도 만들었다. 

 

밤낮없이 분향소를 지키며 13차례 촛불문화제도 진행했다. 마을 사람들은 분향소를 지키면서 서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마주했고, 이야기를 나눴으며 삶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되물어봤다.

 

주민들의 변화는 적막했던 마을 분위기를 변화시켰고, 아이들에게도 더 이상 공부만 잘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은 나만 잘 사는 삶이 아닌 함께 잘 사는 건강한 삶을 진지하게 고민했고, 이러한 생각들이 모여 모임이 생겨나가기 시작한 것.

 

성공회 최석진 신부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마당'이라는 이름을 붙인 1층 실내 공간을 제공했고, 이곳에서는 누군가 버리고 간 탁구대를 계기로 탁구모임이 결성됐다. 그 결과 마을 사람들의 아지트로 자리잡았다.

 

이재정 문발 28통 통장은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내가 살아온 그 뒷모습을 한번 되돌아봤다"라며 "과연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다음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도 아이들이 셋이나 있는데 그 아이들한테는 어떤 아빠, 어떤 부모의 모습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손원태 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