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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종인 혹고니가 시화호에서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대송단지·송산그린시티 서식 확인
수자원公 "조사후 대체습지 협의"


대규모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시화호에 멸종위기야생생물(이하 멸종위기종)이 잇따라 발견돼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 사업 추진 중에 멸종위기종이 발견됨에 따라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기술원)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 중인 '대송단지개발사업지구' 내 시화호에서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종인 혹고니가 발견됐다.

혹고니는 '백조'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국내 전체 550종 중 가장 큰 종이다. 특히 '2017~2018년도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에서도 전국에서 단 1마리가 발견될 정도로 보기 드문 조류다.

혹고니는 해양수산부 '시화호 해양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시민모니터 과정에서 10월에 성조(어미새) 5마리, 11월에는 성조 2마리와 유조(새끼새) 2마리가 함께 발견됐다.

또한 시화호 시민모니터링 결과 올해 시화호유역에서 발견된 조류는 총 119종이며, 이 중 멸종위기종 1급이 5종, 멸종위기종 2급 14종도 발견됐다. 기술원은 수자원공사에 대체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의 또 다른 사업지인 '송산그린시티'내 시화호 남측 갯벌에서는 멸종위기 흰발농게 서식이 확인됐다.

기술원의 시화호해양환경 개선사업 저서생태조사팀은 시화호 해역에서 2016년 처음으로 흰발농게를 발견했으며, 최근 그 서식밀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흰발농게는 물론 다양한 저서동물(물 밑바닥에서 사는 동물)이 서식하면서 종다양지수 등 생태계 안정성을 지표하는 지수도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원 구본주 책임연구원은 "보호종 관리 측면에서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흰발농게 분포 현황 및 서식지 환경특성 조사 선행 및 향후 대체 서식지 조성과 같은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사업지구 내에서 발견된 것은 맞지만 지금 당장 개발할 곳은 아니다"라며 "멸종위기종이 발견된 만큼 정밀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기술원 시화호관리위원회와 협의해 대책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현·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