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인천시 '예비저감조치' 공동진행 모의훈련
예고된 눈에도 일정강행 장비·시스템 운용도 못해
"이미 사업장 행사 공지… 많이 올 줄 몰랐다" 해명

환경부와 인천시가 13일 공동으로 진행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모의훈련'이 폭설에도 강행하는 바람에 결국은 허탕을 치고 말았다. 예고된 눈에도 훈련 일정을 변경하지 않아 정작 점검해야 할 장비·시스템 운용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충청남도와 함께 이날 수도권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11월 30일부로 수도권에 새로 도입된 '예비저감조치'를 적용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기존 상황전파 훈련의 방식에서 벗어나 도로 청소, 지하철 역사 물청소, 자동차 배출 단속, 도로 먼지 모니터링 등 현장 중심 훈련을 할 계획이었으나 출근길 함박눈이 내리면서 계획한 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청소 차량은 용역업체를 통해 미리 섭외해 대기시켜 놓고도 눈발이 심해져 취소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인천터미널 주변 등 도심지에서 분진 흡입차량을 운영해 도로 미세먼지를 청소한 뒤 다시 날림 먼지를 측정(모니터링)해야 했다. 도로 청소가 도심 미세먼지 감축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점검하는 훈련이다.

또 CCTV를 통한 운행제한 차량(노후 경유차) 단속을 모의로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도로와 장비 사정으로 훈련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이날 눈 예보는 지난주부터 예고됐던 터라 훈련 일정은 충분히 조율이 가능했다.

젖은 도로에서 날림 먼지를 청소하는 훈련 자체가 상식에 반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부와 인천시는 눈이 적게 내릴 것으로 지레 예측하고 훈련을 강행해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예보 상으로는 이른 아침 3~5㎜ 정도의 눈이 온 뒤 오전 9시에 그칠 것이라고 해 훈련 일정을 조정하지 않았다"며 "출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미세먼지 대응요령 캠페인 활동만 벌였고 다른 활동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의 경우 이렇게 눈이 많이 올 줄 몰랐고, 충남 등 관련 기관과 사업장에 이미 훈련 공지가 됐던 상황이라 훈련 일정을 변경하지는 않았다"며 "출근 시간 캠페인과 산업단지 모의단속, 이동식 측정차량 투입 훈련은 예정대로 했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