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본부·전문가 등 특별조사단
점검결과 4곳중 3곳서 부실 확인
공간 부족 설비실을 쉼터로 사용
재난·화재땐 큰 인명피해 불보듯
인천 송도국제도시 초고층 건축물의 미화원 대기시설 대부분이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소방특별조사결과 드러났다.
23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송도의 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하 1층 프리액션 밸브실을 미화원 대기실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프리액션 밸브는 자동 소화장치인 스프링클러 설비 중 하나다.
미화원 대기실로 사용된 프리액션 밸브실은 원래 점검을 할 때나 수동조작 할 때를 제외하면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소방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 측은 여유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소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안전 설비실을 미화원 휴식공간으로 사용했다.
판매시설, 업무시설 등을 갖춘 초고층건축물과 초고층아파트 2개소에서도 각각 지하 1층 미화원대기실과 지하 2층 용역대기실에서 스프링클러 헤드 살수 반경 미달 등 문제가 발견됐다.
스프링클러 살수 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칸막이를 설치하면서 스프링클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인천소방본부, 소방서, 재난관리 공무원,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광역소방특별조사단은 지난 4월 12일부터 5월 3일까지 3주간 '초고층(층수 50층 또는 높이 200m 이상인 건축물)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소방특별조사'를 통해 소방 안전, 재난, 건축분야를 확인했다.
적발된 사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담당 기관에 통보했다. 인천의 초고층 건축물은 총 12개소(19개 동). 송도국제도시는 4개소(8개 동)로 인천에서 초고층 건축물이 가장 많았는데 3개소의 미화원 등 용역 대기실에 화재 안전 설비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설비실의 남은 공간 등을 활용해 미화원 대기실로 사용하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아파트, 상가건물에서 설비실이나 배관, 배선이 지나가는 공간으로 거실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피트(PIT)층 등을 여유 공간으로 인식하고 용역업체 대기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장소는 원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공간이 아니라서 소방시설이 미흡한 사각지대일 가능성이 높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사람이 있는 곳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송도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관계자는 "건축할 때 미화원, 용역업체를 위한 대기실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 설비가 있는 곳을 미화원 등 용역업체 대기실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유공간이 없어 불가피하게 이용했다"며 "기관의 연락을 받은 후 소방시설을 갖춘 공간으로 대기실을 옮겼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소방시설 없는' 미화원 대기실… 송도 초고층건물 '안전불감증'
입력 2018-12-23 21:18
수정 2018-12-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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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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