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은 국제전화나 070번호와 달리 '010' 번호는 의심하지 않고 받았다가 법원 사칭, 대출사기 등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수법에 당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국내 피해자들에게서 가로챈 금액만 68억원에 달한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해 도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이 120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하자 지난 1월 28일 4개 팀 27명의 베테랑 수사관 등으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전담수사대를 창설했다.
창설 40일 만에 4개 조직 40명을 검거한 셈이다. 이 중 절반인 20명이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검거된 보이스피싱 범죄단의 유형과 수법도 각양각색이다.
피해자 A(27)씨는 지난해 8월 말께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검사를 사칭했지만 사실은 중국 내 보이스피싱범죄단 콜센터에서 발신한 전화였다.
아무런 의심 없이 010 전화를 받은 A씨는 이 전화 한 통으로 대출금 6천300만원을 편취당했다.
조사결과 보이스피싱 범죄단의 총책 K(29·중국 국적)씨는 중국 내에 운영본부와 전화 사기콜센터를 범행을 진두지휘했다.
국내에는 해외에서 건 전화를 국내에서 발신한 것처럼 010 번호로 조작하는 서버관리팀, 유심칩 모집팀, 현금 수거팀 등으로 업무를 분담해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보이스피싱 범죄단은 중국 칭다오와 옌지 등 2개 곳에 콜센터를 차렸다.
이들은 대포통장 공급팀, ATM 인출팀, 환치기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대환 대출형' 수법으로 242명에게서 10억원을 가로챘다.
무엇보다 급전을 필요로하는 서민이나, 대출로 이자 부담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들을 상대로 저금리의 대출로 바꿔주겠다는 수법으로 접근했다.
경찰은 과거 검찰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잦았지만, 최근에는 '저금리 대환 대출형' 수법이 전체의 8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보이스피싱에 악용될 것을 알면서도 SNS에 "선불 유심칩을 개통해주면 회선당 대가를 지급한다"는 광고를 내 유심칩 회선당 2만∼3만원에 매입 후 이를 다시 보이스피싱 조직에 재판매·유통한 유심칩 모집단 일당 4명도 이번에 구속됐다.
정은희 보이스피싱 홍보전담팀장은 "중국 등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도 '010' 번호로 발신되기 때문에 믿어서는 안 된다"며 "통장이나 체크카드, 유심칩을 판매해도 공범으로 처벌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