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방에 밀려 '명맥'만 이어오다
세대 불문 새로운 놀이공간 '자리'
50~60대 만남의 장소로 인기높아
인천 체육시설업 45% 차지 '최다'

인천 남동구 서창동 '큐당구장'에서는 대낮임에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만월중학교 1~2학년으로 이뤄진 '당구 동아리' 학생들이다. 60명이 넘어 학교에서는 인기 동아리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특별활동 시간에 이곳을 교실 삼아 당구 게임을 한다.
양아영(만월중1) 양은 "당구는 어른들의 놀이고 어른들과 같이 와야 하는 게임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와서 하니까 어렵지 않고 재밌다"며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이랑 떠들고 웃으며 놀 수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구장은 지난해 6월만 해도 청소년 유해시설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올 만큼 인식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값싸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포츠라는 매력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PC방에 밀려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양사업이 되었던 당구장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당구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과 방송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큐당구장 역시 당구의 대중화를 위해 국제식대대(가로 1천422㎜ 세로 2천844㎜)를 없애고 중대(가로 1천244㎜ 세로 2천488㎜)로 채우고, '1인 1만원 무제한' 상품을 내놔 세대 불문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최선일(33) 큐당구장 대표는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할 때만 해도 영화에서처럼 패싸움, 도박장, 불량배의 이미지가 컸는데, 최근에는 학생이나 여성들도 많이 오고 있어 학생·여성은 할인가를 적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당구의 부활에는 베이비부머 세대인 5060세대가 퇴직을 하면서 다시 큐를 잡는 현상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구 동인천동, 연수구 동춘동 등 구도심의 당구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만남의 장소로 인기가 높다.
인천의 한 당구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신계성(58)씨는 "2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초월하고 지역, 성별 구분 없이 많이 문의가 오는데 최근에는 퇴직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인천에서 당구장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 1천427곳이다. 체육시설업 등록 종목 중 가장 높은 비율인 45%를 차지하고 있다.
동춘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프로선수 길형주(62)씨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당구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인데 최근 다시 시합이 많아지는 등 당구 붐이 일어 프로 선수를 키워나가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