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옥 활용… 고즈넉한 분위기
행궁~화서문 20여개 매장 밀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화성 행궁을 둘러싼 성곽길을 따라 30~40년 된 구 가옥들이 카페로 변신하고 있다.

8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 화성의 행궁 주변은 정조대왕이 기거한 곳으로 영험한 장소로 꼽히면서 무속인들이 모여 점집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시가 2013년 9월 화성 행궁 주변 차 없는 거리 축제인 '생태교통수원 2013'을 개최하면서 주말 유동인구가 큰 폭으로 늘었고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성곽길이 시작되는 화성행궁 주변에 카페와 공방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최근엔 1개 상가를 임차해 커피 등 음료를 파는 소매점에서 구 가옥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카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화성 행궁과 화서문 사이에만 정지영커피로스터즈, 낭만만옥, 우리의 20세기, 정조살롱, 7209 등 20여개의 카페가 밀집해있다.

화서문에서 직선 거리로 200m, 화성행궁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있는 카페 '치치'는 1983년 10월 사용승인을 받은 3층짜리 상가주택 건물을 최근 개조해 재개점했다.

영화동에 사는 김모(51·여)씨는 "구도심의 고즈넉함과 3~4층의 낮은 건물들 사이에 앉으면 하늘도 잘 보이고 마음도 편안해져 일주일에 2~3번은 행궁 주변 커피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화성 성곽길 주변의 독특한 카페들이 관광객과 시민의 이목을 사로 잡으면서 이태원의 핫플레이스 경리단길을 본 딴 '행리단길'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행궁 주변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서 시민들이 화성 성곽길을 만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며 "주변 카페, 공방이 더 특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