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로 뒤범벅된 쓰레기매립지 흙이 생물자원으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토양에서 유용할 가능성이 큰 세균 5천여종의 유전자 정보가 확보돼 학계·산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오염토양 서식 원핵생물의 다양성·미발굴종 조사'의 일환으로 수도권매립지 토양을 탐색한 결과, 총 5천189종의 세균 유전자 정보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에 확보한 세균 정보 가운데 73%는 현재까지 종의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새로운 세균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매립지 토양에는 일반적인 토양환경에서 발견하기 힘든 세균종인 스핑고모나스(Sphingomonas), 메틸로박터(Methylobacter), 아스로박터(Arthrobacter), 리소박터(Lysobacter) 등의 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스핑고모나스는 생분해·합성능력이 있어 생명공학분야에 쓰이고, 메틸로박터는 메탄 산화, 아스로박터는 아미노산 생산, 리소박터는 식물병 억제 등에 각각 사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또 바이오 연료 생산에 이용할 수 있는 세균들도 확인했다. 메틸로사이스티스 팔브스(Methylocystis parvus), 메틸로박터 툰드리팔루덤(Methylobacter tundripaludum), 메틸로사르신 라커스(Methylosarcina lacus) 등은 메탄을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세균종이다.

메탄은 지구 천연가스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용한 화학물질 전환이 쉽지 않아 이들 세균이 실제로 활용된다면 에너지자원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주장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확인한 세균 서식정보를 토대로 수도권매립지 토양에서 미생물 발굴작업을 지속하고, 관련 자료를 학계와 산업계에 제공할 계획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