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산' 보도에 두 단체장 충돌
증명안되자 李지사 "정중히 사과"
元지사 "변명만… 웬 훈장질이냐"
평택항 쓰레기 문제를 둘러싼 경기도와 제주도간 공방(3월 29일자 7면 보도)이 일단락됐지만 두 단체장간 감정 다툼은 여전한 모습이다.
해당 쓰레기 일부가 제주도산이라는 주장은 증명되지 않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과했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맞받았다.
1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평택항에 쌓여있던 쓰레기는 당초 경기도의 추측과 달리 제주도산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도는 지난 3월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 평택항으로 반송돼 적치된 폐기물 4천666t 중 일부를 제주도산으로 추정, 확인되면 행정대집행에 따른 비용을 제주도에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지만 제주도 측은 "쓰레기의 압축 형상이나 포장 방법이 제주도와 다르다"며 반박했다.
이러한 마찰은 두 단체장간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지사는 원 지사를 향해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정작 피해는 도민들이 보고 있다"며 공동 해결을 촉구했지만, 원 지사는 "(이 지사는) 이슈가 있을 때 관계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협력을 이끌어나가는 큰 리더십이 아쉽다"고 반발했었다.
논란 속 도는 지난 4월 24일부터 6월 7일까지 폐기물 처리를 진행했다. 다만 폐기물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언론 보도 등에서 제기됐던 '제주도산' 주장에도 힘이 떨어졌다.
이 지사는 결국 원 지사에게 사과했다.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지사는 "언론에 의존해 제주도산 폐기물이라고 언급한 SNS 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제주도민과 원 지사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이 일을 계기로 일상에서부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실천과 노력에 함께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3일 원 지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제주산 쓰레기가 아니라고 제시한 다양한 반박 내용을 모두 무시해 놓고, 이제 와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모두 다 잘해야 된다 식의 훈계를 이어갔는데 유체 이탈 화법, 아니면 사과하면서 웬 훈장질이냐고까지 묻고 싶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지난 7일 적치돼있던 쓰레기를 모두 처리한 경기도는 해당 폐기물을 불법 수출한 업체 측에 처리에 투입된 비용 등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평택항 쓰레기 공방' 사과에도 남은 앙금
입력 2019-06-13 21:51
수정 2019-06-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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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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