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동일방직·올림포스 호텔·옛 인천우체국]'보전과 개발' 갈림길에 선 근대건축물

동일방직
개항기부터 산업화 시기까지의 역사를 품은 인천의 근·현대 건축물이 '보전'과 '개발'이라는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사진은 동일방직 인천공장. /경인일보 DB

도시정체성 살리는 '자산' 공감속
막대한 매입예산 필요 市 고심중
민간 소유 가옥 해법찾기 어려워


개항기부터 산업화 시기까지의 역사를 품은 인천의 근·현대 건축물이 '보전'과 '개발'이라는 갈림길에 섰다.

건축 '자산'으로 보전해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는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데에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탓에 보전·활용 방안에 대한 인천시와 지역사회의 고심이 깊다.



올 들어 가장 먼저 논의가 시작된 건축물은 '동일방직 인천공장'이다.

지난 4월 박남춘 시장의 동구 연두 방문은 이곳에서 열렸다. 동구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이 공장 매입·활용을 인천시에 요청했다.

동일방직 인천공장은 2017년 12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문을 닫았다. 1934년 일제에 의해 '동양방적 인천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이 터에 방직공장이 들어선 지 83년 만이다.

동일방직 인천공장은 한때 3천명까지 근무했던 큰 규모의 방직공장으로,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노조 여성지부장이 탄생한 곳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동일방직은 현재 이 공간을 촬영 스튜디오로 간간이 빌려주며 건물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소유다 보니 언제든 매각될 수 있다는 판단에 구가 시에 매입 요청을 했지만, 시는 1천300억원에 달하는 매입비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올림포스호텔
인천 최초 관광호텔인 올림포스 호텔. /경인일보 DB

인천 최초 관광호텔인 '올림포스 호텔'도 지난 달 말 문을 닫으면서 '존폐' 기로에 놓였다.

1965년 영국 영사관 터에 자리 잡은 이 호텔은 우리 기술로 시공한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 국내 첫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 인천 최초 관광호텔과 엘리베이터 등의 역사적 기록도 많다.

시민사회와 인근 상인, 주민, 구의회까지 나서서 폐업을 결사반대했지만 호텔은 수 년 간 계속된 적자를 이기지 못했다.

다행히 파라다이스그룹이 아직은 매각 의사가 없고 미술관, 전시관 등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항을 조망할 수 있다는 지형적 이점 때문에 개발의 소지도 크다. 시는 이 호텔에 대해서도 매입·대토 등의 방안을 모색했지만, 3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가 개보수 비용까지 합하면 수백억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주춤하고 있다.

민간 소유 건물이다 보니 매입가에 따라 '민간 특혜'라는 지적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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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천우체국. /경인일보 DB

그나마 정부 소유 건물이거나 시 문화재로 등록된 경우는 보전이 쉽다.

최근 안전문제 등으로 문을 닫은 옛 인천우체국 건물은 경인지방우정청이 시에 건물 매입을 제안하면서 시가 매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중구 항동에 있는 옛 인천우체국 건물은 서양식과 일본식이 결합한 절충주의 양식으로 1982년 인천시 유형문화재 8호로 지정됐다.

매입 비용은 47억원 수준이지만, 건물 균열이 심해 보수·리모델링 비용까지 합하면 예산이 2배 이상은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조만간 최종 매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중구 신흥동 인천 부윤 관사와 인근 적산 가옥과 같은 소규모 민간 소유 가옥들은 현재 재개발 압박 등으로 헐릴 위기에 처해 있다.

시는 민간 소유 건축물에 대한 보전·활용 방안을 찾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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