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까지 화성 동탄2신도시 하나님의 교회에서 진행되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展(이하 어머니전)에 전시된 '유년의 해 질 녘' 김용석 作. /하나님의 교회 제공

전국 66개 지역서 6년여간 순회전시 '눈길'
5개 테마관 150여점 시·수필·소품 등 선봬
부부·자녀 관람객 가족 의미 되새기는 기회
페루 특별전도 열려… 해외전시 11회 호응

특집용_카메라
/아이클릭아트
각골난망(刻骨難忘).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 뼈에 사무칠 정도로 잊히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태(胎)에서 열 달을 고이 품어 생명을 준 것도 모자라 일평생 자녀 위해 값없이 사랑과 희생 베푸신 어머니. 반백이 넘어도 '어머니'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갚지 못할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각골난망의 대상이지만 때로 익숙함에 잊고 살았던 어머니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전시가 화성에서 열리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하고 ㈜멜기세덱출판사가 주관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展(이하 어머니전)이 9월 22일까지 화성 동탄2신도시에 자리한 하나님의 교회에서 개최된다.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한 이 전시는 전국 66개 지역에서 6년여간 순회 전시를 이어왔다.

이번 전시를 위해 화성동탄 하나님의 교회는 특설전시장을 마련하고, 이곳을 150여 점의 글과 사진, 소품들로 가득 채웠다.

전시관에는 시인 문병란, 김초혜, 허형만, 박효석 등 기성문인의 글과 일반 문학동호인들의 문학 작품, 멜기세덱출판사에 투고된 독자들의 글과 사진 등이 전시된다.

이 밖에도 어머니의 손때 묻은 추억의 소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자녀를 임신했을 때 입으셨던 임부복, 칠 남매를 씻길 때 사용하신 놋대야, 더운 지역으로 시집가는 딸을 위해 손수 짜 주신 삼베 이불 등 각각의 소품마다 빼곡히 적혀 있는 사연은 자녀를 위해 평생 수고하신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추억_Adrian Lee
주 전시와는 별도로 마련된 부대전시 '페루 특별展'에 전시되고 있는 Adrian Lee의 작품 '추억'. /하나님의 교회 제공

전시관은 '희생·사랑·연민·회한… 아, 어머니!'라는 부제 아래 ▲A zone '엄마' ▲B zone '그녀' ▲C zone '다시, 엄마' ▲D zone '그래도 괜찮다' ▲E zone '성경 속 어머니 이야기'라는 소주제로 총 5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된다.

각 테마관에는 시·수필·칼럼 등의 글과 사진, 추억의 소품 등 다양한 작품이 입체적으로 조화를 이뤄, 관람객들은 옛 추억을 반추하며 어머니의 끝없는 내리사랑을 가슴 가득 느끼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족 단위의 관람객을 자주 볼 수 있다. 중년 부부와 교복 입은 자녀, 친정엄마와 함께 온 딸 등이다. 휴일에는 삼대 가족이 관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족끼리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은 작품 앞에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진다. 일평생 온 가족을 사랑으로 보듬어온 어머니에 대해 할 이야기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옛 추억을 시작으로 지난날 어머니의 희생과 용서까지 떠올리다 보면 어머니의 사랑을 중심으로 동고동락해온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된다. 평소 바쁜 일상에 쫓겨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적었던 가족들에게 소통의 시간은 덤이다.

"평소에는 업무에 지쳐서 집에 오면 방에 틀어박혀 말도 잘 안 했다. 여유 있을 때 엄마한테 잘 해야지 했는데 막상 휴일이 되니까 엄마한테 짜증만 부렸다. 앞으로는 말도 싹싹하게 하고, 집안일도 잘 도울 것이다."(박진아, 20, 서울)

"일상생활을 살다 보면 가족을 잊어버리고, 연락도 못한다. 오늘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하고 떠올리는 전시회를 못 봤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텐데…. 와서 정말 다행이다."(주성진, 20대) 등 많은 내방객들이 '어머니'의 삶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된다는 관람후기를 남겼다.

전시관 외에도 영상 문학관, 포토존 등 부대행사장도 마련해 관람객들이 어머니를 떠올리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주 전시와는 별도로 마련된 부대전시, '페루 특별展'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에는 특별히 페루에서 전시 중인 어머니전의 작품 일부를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페루의 전통방식으로 화덕에서 빵을 굽는 어머니, '이크야'라는 페루 직물로 아이를 업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 등 페루의 이색적인 문화가 담긴 작품들을 통해 지구 반대편 어머니들의 삶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현재까지 미국, 칠레, 페루 등 해외에서 11회에 걸쳐 어머니전이 개최되었으며 현지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어왔다. 미국 뉴욕에서 어머니전이 열렸을 때에는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공로로 브루클린 자치구청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상했고, 칠레 산티아고시 라시스테르나 구청 별관에서 열린 전시관에는 칠레 정부 종무국장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해 전시를 호평한 바 있다.

2. 어머니의 손때 묻은 소품과 전시 작품이 어우러진 주 전시장
어머니의 손때 묻은 소품과 전시 작품이 어우러진 주 전시장. /하나님의 교회 제공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은 지난 2013년 6월, 서울 강남 지역을 시작으로 대전 서구(만년동)·인천 중구·부산 수영·대구 북구·광주 서구·울산 북구 등 6대 광역시와 서울·수원·전주·창원·안산·춘천·남양주·청주·고양 등 전국 66개 지역에서 잇따라 개최됐다. 누적 관람객만 74만7천여명에 달한다.

'우리 어머니'전은 남녀노소 불문에 국경까지 초월한 '감동 전시'로 연일 성황 중이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글과 사진, 소품, 영상 등에 입체적인 구성으로 담아낸 전시회는 교육계, 재계, 언론계, 정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고도의 산업 성장과 IT강국이라는 이름 아래, 물질적으로는 나날이 풍요로워지지만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사회 이면에는 어느덧 가족 간, 이웃 간에 갖가지 갈등으로 인한 여러 생채기들이 남아 있다.

시간의 흐름으로도 쉬 아물지 않을 상처의 치유제는 변함 없는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다.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오롯이 담아낸 이번 전시는 디지털 세대인 청소년들에게는 가슴을 파고드는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고,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 쫓기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잊혀가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며 가족애를 돈독히 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할 수 있고,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토요일은 휴관한다. 관람 문의 : 031-376-1925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