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 표절심각 비난글 빗발
교사들 "도가 지나쳤다" 입모아
재시험 없다던 학교측 입장번복
오늘 대책회의… 해결방안 고심

인천 신송고등학교가 기존 대입논술 기출문제를 그대로 베껴 수행평가를 치른(7월 19일자 6면 보도) 것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도덕성과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송도지역 주민들의 모임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게시물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물은 21일 현재 1천회에 가까운 적지 않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인데, 본문을 포함한 댓글을 보면 베끼기 출제와 관련해 도덕적 문제를 지적했다.

한 글쓴이는 "표절하면 안 된다는 걸 가르쳐야 할 문학 교사가 표절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니 심각하다"고 했다.

또 "잘못된 관행에 대해 문제없다고 대응하는 태도는 다른 곳도 아닌 교육 현장에서 사회적 형평성과 도덕적인 균형감각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거나 "법적 문제가 없다고만 말씀하시기 전에 아이들에게 부끄러워할 줄 아셨음 좋겠습니다"는 등의 댓글도 달렸다.

또 다른 온라인에 올라온 댓글에는 "표절은 했지만 문제없다는 교사들의 태도에 소름 끼칩니다. 최소한의 도덕적인 양심도 없는…", "과거에 출제했던 시험 문제들도 표절 검사해 봐야 할 듯…" 식의 글이 주를 이뤘다.

온라인상의 여론뿐만 아니라 교직 사회의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문제를 재가공하려는 최소한의 성의도 없이 기출문제의 문제와 제시문을 그대로 베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데, "도가 지나쳤다",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교 교육의 신뢰도를 잃지 않기 위해선 제대로 된 사후 처리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지역 한 교사는 "교사가 가져야 할 덕목 가운데에는 도덕성과 함께 전문성도 중요하다. 이번 일은 도덕성과 전문성의 신뢰도에 손상을 주는 사건"이라며 "해당 학교와 교육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번 베끼기 출제에 대해 '재시험을 치를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던 기존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22일 교사들과 모여 이번 사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학교 안팎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잘못 대응한 게 있으면 이번 회의를 통해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를 고수할 것이냐, 재시험을 치를 것이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어 고민이 많다"고 했다.

/김성호·박현주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