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정동 쓰레기
인천 부평구 십정동 공터에 각종 폐기물이 쌓여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부평구 십정동에 폐자재 방치
미추홀구도 주택 옥상 쓰레기
市, 영업정지 강화등 정부건의

불법으로 방치된 폐기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최근 찾은 부평구 십정동의 한 아파트 입구 인근엔 성인 키 높이의 철제 펜스 뒤편으로 각종 폐기물이 쌓여 있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펜스 틈으로 본 현장엔 침대 매트리스와 의자, 나무 판자, 스티로폼 같은 폐기물은 물론, 석면이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슬레이트 더미가 뒤엉켜 있었다. 쌓여있는 폐기물 높이만 2m 정도나 됐다.

이 폐기물은 벌써 5년 이상 방치되고 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인근 주민 정연아(40)씨는 "5년 전에 이사 왔을 때부터 각종 폐자재가 있었는데 여전히 그대로 있다"며 "근처에 있는 공장에서 나온 쓰레기거나 누군가 몰래 버리고 간 듯한데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지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 된다"고 했다.

폐기물이 쌓여있는 곳은 국유지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하는 곳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천지역본부는 해당 구역을 직접 방문해 실태를 점검하고 해결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부평구는 재개발 구역이 많아 방치된 폐기물로 문제를 겪고 있는데 변상금을 부과할 대상을 일일이 찾아내기도 힘들어 어려움이 많다"며 "우리가 현장을 확인하고 수거 조치를 하지만 국유지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부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 같은 일은 계속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 1.5㎞ 정도 떨어진 십정동의 한 사업장은 건설폐기물 2만t을 4년 넘게 방치하다 2017년 고발됐지만, 이후에도 이 폐기물을 치우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다세대주택 옥상에 2t가량의 폐가전, 인테리어 자재가 뒤섞인 채 쌓여있던 것이 발견돼 구청에서 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불법 방치 폐기물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폐기물 처리장이 부족하다 보니, 처리 비용이 상승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아예 무단으로 버려버리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불법 방치 폐기물을 발생시킨 사업장이 적발될 경우 즉시 해당 사업장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해 줄 것을 최근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며 "방치 폐기물에 따른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