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송고등학교가 논술 수행평가 문제를 중앙, 홍익대학교 모의 논술 문제와 수시 기출 문제를 그대로 베껴 출제했다는 사실이 한 재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알려진 지 두 달이 지났다. 경인일보는 이를 단독 보도(7월 19일자 6면)한 이후 문제해결 과정을 연속 보도했다. 그러나 뜻밖의 사태 전개와 결말이 너무 황당해 분노를 자제하기 힘들다. 공익제보에 버금가는 문제를 제기한 학생이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이 자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교내 일부 교사들의 직·간접적인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 학부모의 주장이다. 처음 학교를 찾아 문제를 제기했을 때부터, 출제 교사는 "○○○ 학생 이름을 꼭 기억하겠다"는 상식 밖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교사는 재시험 이후에도 학생들에게 '내가 물의를 일으키고 학부모를 협박한 그 교사'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교사들도 문제 출제 교사를 두둔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들은 기억이 안난다거나, 해당 교사와 언론의 접촉을 막아 학부모의 주장을 사실로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학생이 자퇴서를 제출한 상황 자체가 학교의 문제해결 과정에 큰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애초에 문제는 간단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문제 제기는 옳았다. 학교측이 처음엔 재시험은 없다고 버티다가 결국 재시험 결정을 내린 것도 베끼기 출제의 잘못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도 학교에 재발 방지책을 권고해 학생과 학부모의 문제제기가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사과하고 해당 교사에 대한 합리적 징계를 결정해야 마땅했다. 또한 문제를 제기한 학생의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모든 교육적 배려를 아끼지 않았어야 했다.

문제를 문제라고 제기한 학생이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학교라야 학생들에게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다. 해당 학생은 자퇴서에 "학생으로서 어떤 교육적인 배려도 받지 못했다. 공교육에 실망했다. 학교가 뿌리깊이 잘못됐고 자정능력도 부족함을 깨닫고 자퇴를 신청한다"고 자퇴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이 학생이 신송고에 남기 힘들어 보인다. 고등학교 2학년생이 회복하기 힘든 인간적, 사회적 피해를 감수하게 됐다.

이 학생에게 "당연히 할 일을 했으니 당당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훌륭한 스승을 만나 학교에서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바란다. 시 교육청과 관계당국은 이 학생의 자퇴 경위를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