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호매실 서수원문화체육 복합센터 부지11
문화·체육시설 기반이 취약한 서수원 지역에 들어서기로 한 '복합 문화체육센터' 건립 계획이 예산 부족 등으로 축소 수정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건립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서 방치 돼 있는 수원 호매실동 1366일대 복합 문화체육센터부지.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영장등 더 원하는 주민들과 달리
市 공연장만 우선 건립 추진 '반발'
예산난 착공도 '불투명' 불만 증폭


수원시가 동수원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문화·체육시설 기반이 취약한 서수원 지역에 짓기로 한 '복합 문화체육센터' 건립 계획을 주민 의견과 정반대로 축소 수정하면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서수원 지역 '홀대론'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수원시는 지난 2017년 호매실지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호매실동 1366 등 3개소를 통합해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 '호매실 복합 문화체육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토지매입비 250억원 포함 사업비 420억여 원을 들여 서수원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연장, 수영장, 배드민턴장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수원시는 현재 복합 센터 대신 공연장 등이 들어서는 '문화시설'만 단독으로 짓는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예상과는 달리 복합센터 건립 시 막대한 예산이 드는 데다,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 까다로운 행정 절차가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수원시의 일방적인 계획 변경 소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수원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는 서수원에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이 들어와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별안간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수원시는 주민들이 원치 않는 시설을 수백억 원 들여 짓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더구나 건립 사업 일정 지연이 확실시 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2021년 착공, 2022년 말~2023년 초 준공'을 목표했던 처음 계획과 달리 언제 착공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진 탓이다.

특히 '예산'이 문제다. 가뜩이나 수원시가 '긴축재정'에 돌입한 상황에서 문화시설 건립에만 200억원 가량 드는 사업비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후 검토 후 별도로 건립하겠다는 수영장 등 체육시설에는 문화시설 조성 비용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해, 주민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원시의회 김정렬(민,평·호매실동) 의원은 "주민들이 문화시설보다 체육시설을 더 원하고 있는데 따로 건립하게 되면 체육시설은 언제 지을 수 있을지 조차 미지수"라며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수원시 집행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센터 건립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직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