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자 '포키'에서 유래 소문에
'11일 대목' 불구 전면 홍보 '눈치'


"그래도 1년에 한 번 있는 대목인데 아무것도 안 하기는 그렇고 빼빼로를 매대 전면에 배치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수원시 권선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강모(48)씨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매의 대상이 된 롯데제과와 대표제품인 '빼빼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결국 빼빼로를 찾는 손님 때문에 입구 앞에 관련 제품을 배치하기로 했지만 이를 불편해하는 손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강씨는 마음이 편치 않다.

코앞으로 다가온 빼빼로데이(11월 11일)를 맞아 유통업계가 딜레마에 휩싸였다. 빼빼로가 일본 과자 '포키'에서 유래됐다는 소문과 함께 빼빼로데이를 전면으로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기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빼빼로데이 행사 대신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맞춰 '하나더데이'를 만들었다.

CU는 빼빼로데이 행사를 예년처럼 진행하는 대신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동참해 자체 할인 행사인 '블랙위크'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마트24도 '스윗데이' 행사를 중점으로 펼친다.

홈플러스는 7~13일까지 다양한 막대 과자들을 대용량 기획 팩으로 판매하고 관련 상품을 2만5천원 이상 구매하면 5천원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올해도 이어간다.

다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각종 간식, 도시락 등을 할인 판매하는 '수능 응원용품 대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빼빼로데이 행사는 홍보하지 않았다. 또 각 지점에 빼빼로 마케팅 진열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무리하게 빼빼로데이 행사를 진행하면 누리꾼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서 편의점, 마트 등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다만 소규모 매장의 경우 점주들은 1년에 한 번인 대목을 놓치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