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자 '50~60대' 37.7%
경기침체·개인사업 실패 영향
'신용불량 등록' 자영업자 급증
"소득 늘려줄 일자리 대책 필요"
한때 우리나라 경제를 주름잡았던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57~65세)'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재취업을 거듭하는 것(9월 16일자 6면 보도)도 모자라 신용불량자로 전환되는 사례마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는 경우도 급증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0일 금융감독원의 '시중은행·저축은행·여신전문업·상호금융권 등 연체(대출금 100만원 이상·3개월 이상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350만776명이었던 신용불량자(채무불이행자)가 지난 9월 376만6천834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9월 사이에만 26만6천59명(7.6%) 증가한 셈이다. 특히 50대 이상 중·고령층의 비중이 62.4%나 됐다.
이 중에서도 70대 이상(24.7%)을 제외하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속한 50~60대가 37.7%를 차지했다. 10명 중 4명이 기존 직장을 그만둔 지 10년도 안 된 데다 가족까지 부양해야 하는 50~60대인 셈이다.
이처럼 신용불량자를 만들어 낸 원인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의 영향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신용불량자 중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지 않은 '은행권' 채무자가 28.8%(7만6천624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경기 불황 등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베이비부머 등 은퇴세대가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신용불량자로 전환되는 경우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자영업자는 3만4천288명으로 전년 동기(2만6천805명) 대비 27.9%나 늘어났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같은 기간 각각 0.8%(139명)와 11.9%(2천866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급격히 커진 셈이다.
이에 장기화하는 경기 불황 속에서 소득이 갈수록 줄어드는 고령층을 위한 고용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50~60대 이상이 되면 소득은 줄고 의료비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이 늘어 2금융권·대부업까지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채무조정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근본적 소득을 늘릴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은퇴 → 자영업 → 신불자, 벼랑끝 몰린 '베이비부머'
입력 2019-11-10 21:01
수정 2019-11-1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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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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