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85% 특정일·경조사 집중 한계
2005년 대비 1인당 소비액 '반토막'
꽃, 사치품 아닌 삶 여유·행복 선물
지식기반산업 육성 정책적 전환을
그러나 장기간 지속되는 국내외 경기침체의 여파로 화훼 소비가 줄고 있다. 여기에 난방비, 자재비 등 경영비용까지 높아져 화훼농가 대부분은 현재 극심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꽃 수출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화훼농가의 불안을 해소할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좁은 내수시장은 이를 소화해내지 못하고, 그 여파는 바로 국내시장의 꽃값 폭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화훼는 2005년을 정점으로 생산액과 1인당 소비액이 반 토막 나다시피 했다. 즉 절화·분화·구근 등 화훼 총생산액은 2005년 1조105억원에서 지난해 2005년 대비 53.3%인 5천385억원에 그쳤다. 1인당 소비액도 2005년 2만870원에서 지난해 1만1천888원으로 떨어졌다. 농가수·재배면적 역시 정점이었을 때와 견줘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농가수는 6천918가구로 2003년의 50.8%, 재배면적은 4천353㏊로 2005년의 54.7%에 그쳤다.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국민소득은 계속 성장해온 반면 화훼산업이 침체를 거듭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꽃 소비의 85%가 특정일과 경조사 때 집중되는 소비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년 전부터는 수입 조화가 생화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면서 화훼산업을 고사상태로 몰고 있다.
이제 우리는 화훼산업이 국내외 경쟁력을 다시 점검해 생산 및 유통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화훼를 21세기 지식기반산업(knowledge-based industry)으로 육성하는 정책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국화·백합·장미·선인장·칼라·꽃 도라지 등 국내화훼류 품종의 육종 및 우량종묘 대량생산 보급체계 확립, 고품질 첨단재배시설 및 에너지 절감기술의 개발·보급을 통한 화훼경쟁력 제고대책사업에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둘째, 저온차량·선별기 등 산지유통시설의 확충, 전 품목 경매시스템 운영과 상품성 향상을 위한 저온유통(cold chain system), 고품질의 신선한 꽃 공급을 위한 소매시장(화원상)의 현대화 사업 지원 등을 통한 유통체계 확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수출촉진을 위한 컨설팅 강화 및 시스템개선, 첨단 화훼수출단지 조성확대로 수출기반을 확립하고, 국제화훼무역박람회 참가 등을 통해 수출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 특히 아시아 최대 화훼수입국인 일본으로 수출확대를 위해 일본의 시장규모 및 유통실태, 소비추세변화 및 전망, 한국산 화훼의 인지도 평가를 비롯한 화훼수출마케팅 연구를 실시하고, 공세적 수출전략을 구상하여 하나씩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변화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꽃의 건전한 소비문화 확산이 절실하다. 드라이플라워(dry flower), 인테리어 플래그숍(flag shop), 카페 등 신수요 창출, 공기정화용 상품(미세먼지 제거 등), 꽃 벽걸이 등 화훼를 이용한 실내 인테리어 개발·보급을 통한 소비자 지향형 화훼문화를 조성하여 외연을 확대해 나가야겠다.
꽃은 이제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꽃은 생활의 여유와 행복을 가져다주고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존재이다. 오늘 저녁 퇴근할 때 가족을 위해 꽃 한 송이를 사는 것은 어떨까? 또 가족의 생일,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거나 이웃 간에 정을 나눌 때에도 꽃은 가장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다.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