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노출도 "영향 상당" 지적
"성남 어린이집 사태 언제든 재발"
정부 환경 변화따른 교육지침 필요

아동 성 문제로 인해 부모들이 느끼는 불안에는 근거가 있다.
9일 정춘숙(민·비례)국회의원실에 따르면 해바라기센터와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에 접수된 미취학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진술한 10세 미만 가해자 수는 ▲2016년 317명 ▲2017년 480명 ▲2018년 519명이다. 실제로 아동 성 문제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성폭력피해상담소에 가해자로 접수된 13세 미만 아이도 ▲2016년 751명 ▲2017년 1천76명 ▲2018년 950명으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교육부가 조사한 최근 3년간 학교폭력 실태조사 중 초등학생의 '성추행·성폭력' 건수도 ▲2016년 134건에서 ▲2018년 235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버젓이 아이들의 성 문제가 공공연하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정부와 교육·보육기관들은 '특수한 상황'으로만 치부하며 방관하고 있다. 그 사이 현실의 부모들은 불안감에 시달린다.
■ 아동 성문제, 스마트폰이 원인일까?
'아이들이 스마트폰에서 나쁜 것(?)을 배운다는 것'인데, 과연 뜬소문일까.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당장 3세만 돼도 어디에 유튜브가 있고 어떤 게 있는지 알고 찾아서 본다"며 "아이들이 스마트폰 속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영향을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요즘 영유아의 스마트폰 접촉 환경 분석도 이를 방증한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2015~2016년 수원·고양·성남에 거주하는 2~5세 영유아 390명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중 12%의 영유아가 매일 스마트폰을 이용했다. 돌 전에 스마트폰을 접한 아이도 12%에 달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3~9세 아이들은 주중에 1시간 이상(하루 평균 7회·한번에 10.9분), 주말엔 2시간 이상(하루 평균 10.1회·한번에 13.6분)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공 대표는 "아이들은 반복적으로 같은 영상만 보면서 그대로 습득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이들이 가진 호기심과 영상이 맞물리면 이번 성남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대안은?
정부의 아동 성 문제 사후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디지털 등 양육 및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성 교육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 나서 미취학 및 미성년자의 성 발달과 성폭행, 성병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대책을 마련하고,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가정교육 또한 중요하다. 공 대표는 "아이들의 발달 정도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시급한 때"라며 "기관 뿐 아니라 부모가 아이에게 부적절하게 노출된 게 뭔지 정확히 찾아서 관리하고, 어떤 행동이 나쁜 행동이며 해선 안 될 행동인지 강력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지영·김동필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