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부 보건소 등 공공기관 배포
"사장님, 근로계약서는 잊지 않으셨죠!"
청소년들의 '알바'는 청소년들의 일상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지만, 노동현장에서 청소년을 지켜줄 가장 기초적인 안전장치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문화는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진행한 '2019년 인천지역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보면 인천지역 청소년 가운데 아르바이트를 할 때 근로계약서를 제출했는지 조사한 결과 57.2%만 제출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여전히 안전장치 없이 '알바' 현장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사회 풍토를 바꾸기 위해 손쉽게 뜯어 쓸 수 있는 근로계약서 양식이 기재된 행정서류 봉투를 제작해 지역 학교와 공공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고용주가 알바 청소년에게 보건증이나 주민등록등본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봉투를 활용해 업주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이 디자인한 행정봉투 겉면에는 절취가 가능한 표준근로계약서 양식 2장이 들어 있어 업주와 청소년이 한 부씩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교육청은 봉투 디자인과 계약서 문구 등을 수정한 뒤 3만부를 인쇄해 학교 현장과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에 필요한 보건증을 발급받는 보건소 등 공공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지역사회의 청소년노동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한 끝에 가장 실질적인 것이 근로계약서 작성이라고 판단하고 이 같은 방법을 결정했다.
근로계약서 없이 업주 마음대로 근로시간을 바꾸거나 많은 양의 일을 시키고 해고하는 위험에 놓이는 청소년을 줄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시교육청은 기대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