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훔친 '장발장 부자'… '국밥 한끼대접' 경찰들 '경찰청장 표창' 수여

인천청 "국민에 감동" 건의
입력 2019-12-17 21:41 수정 2019-12-18 16:06
지면 아이콘 지면 2019-12-18 9면
허기를 견디지 못해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30대 가장에게 수갑 대신 따뜻한 국밥을 건넨 경찰관들이 경찰청장 표창을 받는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인천의 한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등 1만원 어치를 훔치다가 마트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된 A(34)씨와 아들 B(12)군에게 따뜻한 식사를 챙겨준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51) 경위에게 민갑룡 경찰청장이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함께 출동한 김두환(34) 순경에게는 이상로 인천지방경찰청장의 표창이 수여된다.



A씨 부자는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인천 중구의 한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등 1만원가량의 식료품을 훔치다가 마트 직원에게 들켰다.

A씨는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데 수개월 전까지 택시기사로 일하다 일도 그만둔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건강 때문에 마땅한 일자리도 찾지 못한 A씨는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CCTV에 찍힌 A씨의 모습은 주도면밀한 일반적인 절도 범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고 범죄 경력도 없었다.

마트 주인은 A씨가 용서를 구하며 사정을 설명하자 처벌하지 않겠다는 뜻을 경찰에 밝혔고, 당시 출동한 이 경위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챙겨주었다.

A씨에게 도움을 건넨 것은 이 경위뿐이 아니었다. 한 시민은 국밥집까지 따라와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기도 했다.

이 시민은 마트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다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이 경위의 모습이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줬고, 경찰로서 모범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지방청 차원에서 표창을 건의해 경찰청장의 재가를 받았다"며 "현금 봉투를 건넨 시민도 조만간 찾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찾게 되면 경찰서장이 감사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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