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화 이유로 '서울역 …' 폐지
안양등 수도권 통근자 중심 반발
일반전철 선로대기 늘어 '양극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이번 급행 전철 개편을 통해 국민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용객들은 소요시간이 늘어나 오히려 출퇴근길을 더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완행과 다를 바 없는 '무늬만 급행'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안양·군포 등 수도권 통근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거세다.
■ 사라진 '서울역 급행'
급행전철 확대 운행에 가려진 부분이 기존 '서울역 급행'이 사라진 점이다.
서울역 급행은 신창역~서울역 구간 52개 정차역 중 17개 역에만 정차하는 노선으로, 출퇴근 시간대 상·하행선 3편씩만 운영돼 왔다.
정차역을 대폭 줄여 시간을 단축한 덕분에 수도권 통근자들이 가장 선호해 온 교통수단이었다. 서울역까지는 군포역에서 29분, 안양역에서 24분이면 도착했다. 평택역에서도 1시간10분이면 서울역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급행전철 증편과정에서 급행전철 일원화를 이유로 서울역 급행은 자취를 감췄다. 수도권 통근자들이 전철로 서울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선택지가 사라진 셈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 시간대 24분이면 갈 수 있었던 안양역~서울역 구간은 13분이 늘어난 37분이, 40분 만에 주파가 가능했던 수원역~서울역 구간은 1시간이 걸리게 됐다.
이마저도 개편 초기 연착이 잇따르면서 실제 소요시간은 훨씬 늘어난 상태다.
출근길 1분1초가 급한 이용객들은 크게 반발했고 급기야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서울역 급행 전철을 폐지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코레일은 지난 8일 병점역~서울역 구간에 한해 기존 서울역 급행과 같은 노선의 전철을 하루 2차례 긴급 투입하며 개편 열흘 만에 땜질처방에 나섰다.
그러나 임시조치라는 점에서 수도권 통근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 전철역 양극화 심화
급행전철이 대폭 늘어나면서 일반전철의 경우 급행전철이 지나가면 선로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었다. 이 때문에 급행전철이 서지 않는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은 상대적으로 훨씬 가중됐다.
기존 서울역 급행 정차역에 포함돼 있었지만 이번 개편을 거쳐 급행 미정차역이 된 군포역을 비롯해, 당정·명학·석수역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더뎌진 일반전철을 기다리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급행 정차역으로의 쏠림현상도 잇따르고 있다. 급행 정차역으로 새로 지정된 금정역의 경우 승강장과 대합실, 진출입 계단 등이 협소해, 기존 1·4호선 환승객만으로도 이미 포화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제는 1호선 급행을 타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 인근 당정·군포역에서도 승객들이 몰려들어 안전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추진단 구성… 시각설정등 논의"
특히 수도권 통근자들은 서울권 모든 구간에 급행전철이 정차하는 건 급행 본래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편의만 배려한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석수역을 주로 이용하는 최모(47)씨는 "요즘 동네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역세권으로 이사를 가든지, 아니면 서울로 가든지 해야겠다는 푸념만 늘어놓는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번 조정에 따른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운행체계 개선을 위한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운행시각 재설정 등의 작업을 논의 중"이라며 "이번 주 안으로 1차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