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가재울도서관 111
20일 의정부시 가재울도서관 내부. 소음 방지 등을 위해 지하철 선로와 맞닿은 상부 공간을 공동서고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전국 지자체 최초… 벤치마킹 모델
천장 공동서고 조성 소음·진동 완화
우범지역서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무료 급식소로 쓰였던 의정부 가능역 지하철 하부공간이 가재울도서관으로 탈바꿈한 이후 주민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의정부 가능역 역사 하부공간에 위치한 가재울도서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수십여명의 시민들이 저마다 책 세계에 빠져있다.

은은한 조명이 켜진 도서관에선 가끔 열차가 지나가는 듯한 울림이 전해왔지만 이내 곧 잔잔한 음악 소리와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만이 들려왔다.

가재울도서관은 의정부시가 지난 2017년 12월 전국 최초로 역사 하부 자투리 공간을 임대해 만든 공공도서관이다.

주차장이나 보관소 등으로 쓰이는 공간을 이용하니 부지 매입비가 필요하지 않았고 임대료도 저렴해 조성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공간 활용 모델이기도 하다.

특수한 환경에 지어진 도서관이다 보니 가재울도서관에는 건축적인 차별점이 있다.

열차가 지나갈 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완화하기 위해 천장 아래 공간을 공동 서고로 조성, 열람실과 열차 사이에 완충공간을 만든 것이다. 이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차례 지하철이 오가지만 시민들은 방해받지 않고 독서에 집중할 수 있다.

커다란 기둥의 연속인 역사 하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벽이나 칸막이 대신 가구로 구획만 나눈 개방 공간으로 조성해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선희 시 가재울도서관 팀장은 "열람실과 자료실 등으로 정형화된 기존 공공도서관 구조에서 탈피해 오픈형 공간으로 만들었던 것은 가재울도서관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여행 책만 모은 섹션 '여행n도서관'이나 어린이를 위한 공간 '재울이방' 등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을 운영해 가재울만의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둡고 지저분해 우범지역으로 꼽혔던 장소가 문화복지 거점으로 바뀌어 주변 환경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가재울도서관은 도시재생의 우수사례로 손꼽히기도 한다.

도서관이 들어서기 전 한 사단법인이 매일 무료 급식소를 운영했던 가능역 일대는 상주하는 노숙인 때문에 시민 불편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가재울도서관이 들어선 이후 대대적인 환경 정비가 이뤄지면서 점점 노숙인은 줄어들었고 최근 추운 날씨와 함께 무료 급식도 중단되자 노숙인들이 대거 쉼터로 이동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이런 가재울도서관의 이야기는 지난해 국무조정실 주관 '생활 SOC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도서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민 박모(52)씨는 "도서관이 만들어지기 전엔 술병과 신문지는 물론이고 곳곳에 노상방뇨의 흔적이 있어 아침마다 얼굴을 찌푸리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면서 "종일 어린이 등 이용객이 드나들고 도서관 직원들도 정기적으로 환경 정화 활동을 하는 등 노력해주니 점점 지역의 활력도 생겨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