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고교학점제 등 교과 확대땐 '정상운영 불가능' 지적
올해 경기도 내 중학교 1학년 수가 대폭 늘어났지만, 교사 정원이 부족해 정원외 기간제 교사로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가운데(2월 13일 1면 보도) 도내 학교들은 기간제 교사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 표 참조
특히 도농지역 및 특성화고등학교 등에선 기간제교사를 선점하기 위해 모집경쟁까지 벌이고 있고 비교과나 희귀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는 더욱 구하기 어렵다.
더구나 학교들은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가 확대되면 교사 수급 문제는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용인에 위치한 중학교는 역사, 가정 과목을 담당할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 위해 모집공고를 냈다. 여러 학교에서 동시에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 때문에 1~2주 정도 빨리 올린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도덕 과목 같은 경우 교사 수급도 쉽지 않고, 3월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구해야 담임을 맡을 수 있다"며 "농촌 지역 학교들은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기간제교사들이 오길 꺼린다. 뽑아놓고도 다른 학교에 뺏기는 경우도 비일비재다"라고 설명했다.
평택 소재의 특성화고등학교는 올해 정교사 12명이 부족해 정원외 기간제교사로 대체해야 한다. 지난해 근무했던 기간제 교사 7명을 다시 채용했지만, 5명 교사는 새롭게 모집해야 했다.
하지만 신학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영양교사는 3차 공고까지 냈지만 지원자도 없는 상황이다. 영양교사가 없으면 식단 구성 등 급식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학교는 애만 태우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일부 학교에선 '기간제 교사를 잘 구하는 것이 교장·교감의 능력'이라는 자조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도내 중고등학교 정원외 기간제 교사 수는 1천698명이다. 지난해 3월 기준 90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게다가 자유학기제와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교과가 폭넓게 확대되고 있지만, 교육부가 배정하는 경기도의 정교사 수가 지금과 같은 수준이면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긴 힘들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안양의 한 혁신중학교 교사는 "과학을 담당하면서 자유학기제 과목으로 4차 산업혁명, 미디어, 미래진로 교육 등 3가지 과목을 더 맡고 있다. 제도의 취지가 삶과 연관되는 다양한 수업을 만들어 학생 선택권을 넓히는 것인데, 이를 담당할 교사 수는 너무 부족하다"며 "기간제 교사라도 늘리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되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