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이자놀이..30만원 빌렸다가 200만원까지 커진 친구도 있다"

경기도 중·고등학생 4명 중 1명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돈내기 게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형뽑기나 스포츠 경기 내기와 같은 가벼운 수준의 돈내기 게임부터 카드·화투와 같은 도박까지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나 청소년 도박 예방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2018년에 수행한 청소년도박문제 실태조사 중 경기도청소년 4천690명을 대상으로 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내 전체 학생의 45.4%가 지금까지 살면서 '돈내기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 분류된 13가지 돈내기 게임 유형 중 인형·경품 뽑기 게임 경험이 22%로 가장 높았고, 스포츠 경기 내기가 9.7%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훌라, 블랙잭, 고스톱 등 실제 도박 게임도 8%가 경험한 바 있고 불법인터넷 도박도 1.1%가 경험했다고 밝혔다.

도박문제가 위험수준인 학생도 4.7%인데, 이보다 심각한 문제군은 1.1%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와 위험군을 합하면 응답자 17명 중 1명이 현재 도박으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온라인에서 내기 게임에 참여한 경기도 학생 중 73.1%는 스마트폰에서 이용해 보다 손쉽게 도박에 빠져들고 있었다.

특히 사다리 타기 등 배팅 후 짧은 시간 내 결과가 나오는 온라인 내기 게임으로 가볍게 도박을 시작한 후 실시간 인터넷 스포츠 배팅 등 도박 자체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온라인에서 쉽게 돈내기 게임을 즐기다 도박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경우 생활이 '도박'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일상이 아예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연구진은 "도박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동적으로 도박을 생각하게 된다. 특히 불법 스포츠 배팅의 경우 경기시간에 따라 수면패턴이 바뀌어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며 "(면담을 통해) 어떤 학생의 경우 진로를 위해 준비하던 운동선수의 꿈을 포기하는 부정적 결과도 나왔다"고 밝혔다.

또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사기 등을 저질러 2차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학교와 가정 등 청소년 도박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응이 미미해 도박 예방을 위한 구체적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지난해 1월 '경기도교육청 학생 도박 예방교육 조례'를 제정한 경기도교육청은 향후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학생의 도박문제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도박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박수준을 진단하고 그 수준에 따라 개입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